2012년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올림픽 축구대표팀.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은 경기장 안이 아닌 밖에서 필승카드 두 가지를 준비했다. 바로 유니폼과 좌석이다.
한국은 24일 0시 요르단 암만 인터내셔널 경기장에서 요르단과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차전을 갖는다.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차전(3-1 승)을 치른 뒤 바로 출국해 20일 현지에 도착했다. 홍 감독은 떠나기에 앞서 협회에 “2차전에 등번호를 바꿀 수 있으니 색상별로 3벌의 유니폼을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선수단이 21명이니 1인당 6벌씩 모두 126벌이다.
이는 경기 전까지 등번호를 감춰 전력을 숨기기 위한 것. 3차 최종 예선을 위한 사전 포석이기도 하다. 1차전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같은 등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서면 요르단 선수들에게 쉽게 파악된다. 3차 예선에서 맞붙을 팀이 전력 탐색을 위해 경기장을 찾아와도 전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홍 감독은 비행기 좌석 업그레이드도 요청했다. 서울에서 암만까지 15시간의 장거리 비행을 고려해 선수들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협회 규정에 따르면 A대표팀은 비즈니스석, 올림픽대표팀 이하는 이코노미석을 이용해야 한다.
협회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 처음에는 거부했다”며 “하지만 홍 감독이 4일 만에 경기가 열려 선수들의 회복 시간이 부족하다고 끝까지 요청해 들어줬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