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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한류 실핏줄’ 흐른다]뉴욕에서 타슈켄트까지… 일상 곳곳 ‘메이드 인 코리아’

입력 | 2011-06-22 03:00:00

K팝-한드를 넘어… 삼성 휴대전화 알람에 잠깨고 LG TV 보고…
비비고에서 비빔밥 먹고 모나미 볼펜으로 수업 필기




우리말로 된 손팻말을 들고 나온 유럽 팬들이 한국 스타들의 무대를 바라보며 열광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아시아에서 드라마와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으로 시작된 한류가 세계 곳곳으로 실핏줄처럼 뻗어가며 다양한 장르의 문화와 한국 상품 선호에 이르기까지 연쇄반응을 낳고 있다.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한류’란 이름을 얻은 한국 문화는 이제 인도 동북부 마니푸르 주의 오지마을 어린이들이 서툰 발음의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를 말할 수 있게 될 정도로 전 세계에 걸친 문화현상이 됐다.

“너무 너무 멋져, 눈이 눈이 부셔, 숨을 못 쉬겠어, 떨리는 걸∼.”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동방대 2학년 베크조드 씨(20)는 한국 걸그룹 소녀시대의 ‘지(Gee)’로 하루를 시작한다. 휴대전화의 알람소리로 이 노래를 넣어놓았기 때문. 베크조드 씨는 식구들과 아침을 먹으며 ‘SAMSUNG’ TV로 드라마 ‘선덕여왕’을 본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의 우즈베크, 요슈라르, 타슈켄트, 마르카즈 등 4개 국영TV는 한국 드라마를 경쟁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벽에 걸린 LG전자 에어컨에서는 식사 내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한국 노래와 드라마를 좋아하면서 전자제품도 자연히 한국제를 선택하게 됐다.

베크조드 씨의 가방엔 모나미 볼펜, 노트 등 한국산 팬시용품이 가득하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고려인에게 한국어 과외 수업을 받는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그의 일상은 ‘메이드 인 코리아’ 상품으로 가득 차 있다.

2000년대 초반의 드라마 열풍에 이어 최근 한류는 케이팝이 주도하고 있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와 유럽, 아프리카, 남미에서도 케이팝을 즐겨 듣는다. 유튜브의 케이팝 지도를 보면 샤이니의 ‘리플레이’, 투애니원의 ‘론리’ 등 케이팝 뮤직비디오는 아프리카 최빈국인 차드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한 전역에서 즐겨 시청한 것으로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0년 콘텐츠산업통계’에 따르면 음악산업 수출액은 2005년 2227만 달러에서 2009년 3126만 달러(약 337억 원)로 4년 사이 71%가 늘었다.

이 같은 한류의 확산은 국가 이미지 제고와 나아가 한국 상품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주류는 한류스타인 장근석을 모델로 내세워 올 상반기 일본에 2400만 캔의 막걸리를 수출했다. 목표 물량의 40%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CJ푸드빌은 드라마 ‘대장금’ 방영 이후 싱가포르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지난해 비빔밥 체인점인 ‘비비고’를 현지에 개점했다.

경쟁사보다 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LG전자는 한류 스타 이민호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싱가포르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미주지역에 33개 매장을 가진 한국 식료품점 ‘H Mart’ 관계자는 “한류가 붐을 이룬 뒤 고객이 1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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