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신 한양대 산업의학과 교수
지난 수십 년간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방송통신 및 가전제품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양이 급격히 증가했고, 에너지가 낮은 비이온성 전자파의 생체 내 영향 가능성이 제기돼 전자파의 인체 영향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전자파 자체의 열이 인체 피부에 흡수됐을 때 발생하는 발열효과에 따른 인체 영향 가능성도 제기됐다. 휴대전화는 1980년대 초 소개된 이후 사용자가 급증해 현재 약 50억 명이 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휴대전화의 뇌종양 발병 위험과 관련해 지난 20년간 미국인 휴대전화 사용자 수와 사용시간은 무려 500배나 증가했지만 뇌종양 발병률은 1980년대 초 100만 명당 63명에서 2008년 65명으로 크게 늘지 않아 별 상관성이 없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사비츠 브라운대 전염병학과 교수는 휴대전화가 상용화된 지 20년에 지나지 않아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게 나타날 수 있어 휴대전화가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경고했다. 지난주 캐나다 핼리팩스에서 열린 국제전자파생체학회(BEMS)에서도 휴대전화의 인체 영향 문제가 화제였다. 지난 한 해 발표된 휴대전화 관련 논문 43편 중 8편은 뇌종양 관련 연구였고 수면장애와 신경인식 관련 연구도 많았다.
결론적으로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로 인한 뇌종양을 포함한 건강 영향의 경우 일상적인 생활환경에서의 전자파에 의한 인체 유·무해의 결론에 도달하기에는 불충분한 상황이지만 휴대전화 방출 전자파에 대한 사전 예방 원칙에 따라 전자파에 적게 노출되는 방법을 찾는 구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 위해성에 관한 충분한 정보 교환과 사회적 이해 및 합의를 통해 환경 친화적인 휴대전화 개발로 전자파를 감소시키는 정책을 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윤신 한양대 산업의학과 교수 yoonshin@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