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포르투 4관왕 이끈 34세 빌라스보아스 감독, 첼시 새 사령탑으로
지난 시즌 FC 포르투의 정규리그 무패 우승을 비롯해 컵, 슈퍼컵, 유로파리그까지 4관왕을 달성한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34) 얘기다.
포르투는 22일 “2년 재계약한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1500만 유로(약 232억 원)의 위약금을 내고 사임했다”고 밝혔다. 천문학적인 위약금은 첼시가 해결해줬다.
첼시는 이날 오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빌라스보아스 감독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곧바로 감독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밀려 무관에 그친 첼시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경질한 뒤 무명 신화를 창출한 빌라스보아스 감독의 영입을 추진해왔다.
○ 스승과 같은 길
빌라스보아스는 ‘제2의 모리뉴’로 불린다. 스승인 조제 모리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감독(48)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둘은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축구 영웅 보비 롭슨의 도움으로 축구계에 입문했다. 모리뉴는 FC 바르셀로나에서 롭슨의 통역을 하다 지도자가 됐다.
빌라스보아스는 롭슨이 포르투 사령탑이던 시절 같은 아파트에 살던 인연으로 17세이던 1994년 스카우트로 채용되며 축구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롭슨의 권유로 이듬해 스코틀랜드로 건너가 유럽축구연맹(UEFA) C급 자격증을 따면서 지도자 준비에 들어갔다.
롭슨에게 지도자 수업을 받은 빌라스보아스는 2002년 모리뉴가 이끄는 포르투의 전력분석관이 됐고 모리뉴가 2004년 첼시, 2008년 이탈리아 인터 밀란으로 옮길 때도 그림자처럼 함께했다. 첼시에선 2005, 2006년 리그 2연패를 이루는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모리뉴가 포르투에서 첼시로 옮겼던 것처럼 이제 빌라스보아스도 첼시를 택했다.
○ 스승과 다른 길
빌라스보아스는 “모리뉴 감독과는 협력관계였지 사제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빌라스보아스는 모리뉴와 같은 4-3-3 전형을 쓰지만 더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모리뉴가 첼시에서 잘린 이유는 지나치게 수비 지향적이었기 때문이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리그 2연패를 이끈 모리뉴를 “승리도 좋지만 재밌는 경기를 해야 한다”며 2007년 성적이 좋지 않자 전격 경질했다.
빌라스보아스는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으로 수비를 두껍게 하면서도 선수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살려 박진감 넘치는 공격축구를 구사한다.
지난 시즌 리그 30경기 무패(27승 3무)로 우승하며 ‘빌라스보아스 신드롬’을 일으킨 것도 이런 공격축구의 힘이었다. 만 33세 8개월인 빌라스보아스는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연소 감독이 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
△생년월일=1977년 10월 17일
△국적=포르투갈
△프로 선수 경력=전무
△감독 경력=영국령 버진아일랜드대표팀(2000∼2001년), 아카데미카 데 코임브라(2009∼2010년), FC 포르투(2010∼2011년)
△우승=2010∼2011시즌 포르투갈 리그, 컵, 슈퍼컵, 유로파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