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막히면 우회로 알려줘… 목적지 도착 오차 3분3만5000대 자동차가 ‘촉수’… 1년 반 만에 사용자 10배로
티맵이 시키는 대로 해봤다. 성수대교 방면으로 동부간선도로를 타다 군자교 근처에 이르자 차가 꽉 막혔다. 티맵은 간선도로를 빠져나가라고 안내했다. 그리고 ‘가람길’이라는 간선도로와 나란히 달리는 작은 길을 알려줬다. 몇 년을 다니면서도 몰랐던 길이다. 42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SK텔레콤이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한 티맵 사용자가 최근 300만 명을 넘어섰다. 작년 1월만 해도 한 달에 30만 명 남짓 이용할 정도로 규모가 작았던 서비스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보급되면서 티맵도 르네상스기를 맞았다. 지난달 말 티맵의 월 사용자는 331만 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티맵은 지난해까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휴대전화 화면이 약 2인치 크기로 워낙 작은 데다 월 5000∼1만8000원에 이르는 데이터통화료가 추가로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해 데이터통화료가 크게 떨어지면서 요금 부담이 사라졌다. SK텔레콤의 스마트폰 가입자는 이달 20일 기준으로 약 618만 명인데 이들은 사실상 추가요금 부담 없이 티맵을 쓸 수 있다. 또 스마트폰 화면 크기는 3.5∼4인치로 일반 휴대전화의 두 배라 길안내를 보기도 쉽다.
무엇보다 길이 막히면 돌아갈 수 있는 골목길까지 알려주는 친절한 길안내와 정확한 도착시간 안내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런 게 가능한 건 약 3만5000대에 이르는 SK텔레콤의 ‘프로브카(probe car)’ 덕분이다. 프로브카는 ‘나비콜’ 콜택시와 SK에너지의 유류 운반차량 및 금호고속버스 등의 차량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치를 단 것으로, 전국 도로 위에 뿌려진 ‘더듬이’처럼 교통정보를 모은다. 이를 이용해 5분 단위로 전국 도로의 교통상황을 파악한다. 또 SK텔레콤 가입자 2500만 명 가운데 도로 위에서 이동하는 가입자의 움직임도 교통정보 파악에 함께 이용한다.
SK텔레콤은 앞으로 티맵을 위치기반 서비스와 결합해 나갈 예정이다. 이 회사는 10월 플랫폼사업부를 별도의 자회사로 분사시킬 계획인데 이 플랫폼사업부의 핵심 서비스가 티맵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신설 자회사로 옮기는 사원들에게 기본급의 400%에 이르는 보너스도 지급할 계획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