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이어 “포퓰리즘 공약 우려스럽다” 비판
지난해부터 ‘대기업=이익 독식’이란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재계가 최근 달라진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가 표방한 ‘비즈니스 프렌들리(friendly)’와 거꾸로 가는 현실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재계는 정치권을 의식해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손경식 회장은 23일 경북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서 인사말을 한 뒤 본보 기자를 따로 만나 “무상 복지와 반값 등록금을 실천하려면 예산이 필요하고 결국 국민의 세금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주장하는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율적으로 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실제 허창수 회장이 정치권의 감세 철회 및 대학 반값 등록금 주장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자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허 회장에게 발언 경위를 묻기 위해 29일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공청회에 부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재계 수장으로 충분히 할 만한 얘기인데 이렇게 나오는 것은 ‘재계 길들이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일일이 대응하면 확전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상의 회장 회의 참석자들도 공식 회의 때는 입을 다물었지만 개별적으로는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최충경 창원상의 회장은 “초과이익공유제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방법론이 틀렸다”며 “중소기업을도우려거든 연구개발(R&D) 지원이나 인력개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 지역의 한 회장은 중소기업 적합품목, 초과이익공유제 등에 대해 “여기가 무슨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라며 손을 내저었다.
구미=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