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드 인기 중동에선 작년 100억달러 돌파… 한류열풍 부는 곳마다 수출돌풍
관세청은 24일 한류가 확산되고 있는 중동과 중남미, 중앙아시아 국가에 대한 한국산 소비재 수출이 2005년 이후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은 이란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중남미 지역은 페루와 멕시코, 브라질이 수출을 주도하면서 지난해 수출 물량이 50% 증가했다.
자이툰 부대 파병과 인기 드라마 ‘대장금’ 방영으로 한류가 시작된 이라크는 2006년 이후 국산 소비재 수출이 매년 두 배 이상 늘어나 지난해에만 7억50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에어컨, VTR 등 가전제품 수출은 전년 대비 10배, 음료 수출은 20배 급증했다.
유럽 지역의 한류를 이끄는 프랑스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로 지난해 소비재 수출이 전년 대비 14.4% 줄었지만, 중앙아시아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한류의 폭발력은 한류 국가와 비(非)한류 국가들의 수출을 비교하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란과 이라크에 대한 소비재 수출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234%, 7716% 늘어난 데 반해 같은 중동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비한류 국가인 아랍에미리트는 같은 기간 수출이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남미 역시 지난 5년간 페루에 대한 소비재 수출이 320% 늘어나는 동안 비한류 국가인 베네수엘라와 과테말라 등에 대한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관세청은 신한류의 경우 2000년대 초반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일었던 기존 한류와는 다른 성격을 띠면서 수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한류가 드라마를 중심으로 중장년층에 인기를 끌면서 승용차나 가전제품 중심으로 늘어나던 수출이 최근에는 케이팝을 통해 젊은 여성층을 공략하는 데 성공하면서 화장품과 액세서리, 의류 등 생활용품 소비재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신한류를 통해 단순히 ‘기술력이 뛰어난 나라’라는 한국의 이미지도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나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관세청 관계자는 “신한류로 주력 수출 상품의 범위가 넓어지고 국가 이미지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며 “신한류 열풍을 확대하기 위해선 지역별 소비패턴을 고려한 상품 개발과 한류 불모지인 북미와 서유럽을 대상으로 한 문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