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의 포문을 연 곳은 자산관리의 강자로 꼽히는 삼성증권이었다.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구매 철회 서비스’와 ‘불완전판매 배상 서비스’를 내놓으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구매 철회 서비스는 금융상품에 가입한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5영업일 이내에 원금과 함께 선취판매 수수료를 돌려주는 방식. 펀드뿐만 아니라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종합자산관리계좌(랩어카운트) 등 주요 금융상품에 모두 적용한 게 특징이다.
또 원금손실 우려가 있는 금융상품인데도 고지가 잘 안 됐거나 투자자 성향에 맞지 않는 상품 가입을 부추기는 등 불완전 판매가 이뤄진 경우에는 보상을 시작했다. 불완전 판매를 했다고 생각하는 고객은 15일 이내에 리콜도 신청할 수 있다.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품을 ‘제대로’ 판매하고 판매 이후 사후 관리까지 철저히 해 고객의 신뢰를 얻겠다는 전략이었다.
지난해부터는 랩어카운트 시장을 선도하며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헤지펀드 상품을 확대해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고액자산가를 위한 다양한 상품과 뛰어난 실력을 갖춘 프라이빗뱅커(PB), 지점의 세미나 마케팅 등 삼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라는 자평이다.
삼성증권의 강점은 글로벌 역량에서도 발휘된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 홍콩에 진출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닦은 데 이어 지난해 3월 일본 도쿄지점을 내며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홍콩법인은 1년 반 만에 120명의 현지 우수 인력을 채용하며 덩치를 키웠고 작년에는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총 3조4000억 원에 이르는 거래를 성사하는 성과를 올렸다.
삼성증권은 이를 발판으로 중국과 싱가포르,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 거점을 확대해 2015년까지 아시아 전체를 커버하는 ‘아시아 톱 5위’ 증권사로 도약하고 2020년에는 ‘글로벌 톱 10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도 세웠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