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임대주택사업 추진과 관련해 최근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단순히 잠을 자고 밥을 먹는 공간(집)만 지어주어서는 영세서민이 겪고 있는 생활고를 해결할 수 없고 그들에게 일거리도 만들어 줌으로써 생활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여기에 임대아파트를 생활터전처럼 느끼게 함으로써 자칫 슬럼화되기 쉬운 아파트단지와 주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LH가 벌이는 대표적 사업이 ‘마을형사회적기업 설립지원’이다. 마을형사회적기업은 임대주택단지에 입주민들이 간단한 먹을거리 제조판매나 놀이방 등을 운영하고 입주민끼리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사업을 전담하는 기업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입주민들은 유대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 결과 시흥 능곡의 마을형사회적기업인 ‘자연마을사람들’과 성화 가경지구의 ‘함께사는우리’는 행정안전부로부터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인건비 지원,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특히 율하지구의 ‘동구행복네트워크’가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지원 혜택이 큰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것. 이렇게 되면 인건비 지원, 세금 감면 이외에 본격적인 기업 활동에 나설 수 있는 경영컨설팅까지 지원받는다. 또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구매나 용역입찰을 벌일 때 참여하면 우선권도 주어진다. LH는 이를 계기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하고 올 4월 사무실도 만들고, 노인봉사단 발대식도 가졌다.
동구행복네트워크가 벌인 사업을 보면 LH가 추구해온 마을형사회적기업의 윤곽이 분명해진다. 이 회사는 율하지구 국민임대5단지를 거점으로 친환경 농산물 판매 및 취약계층 대상 급식 등을 전담하는 ‘웰도락 사업’과 맞벌이부부의 아동이나 장애인 등을 돌보는 ‘안심 맘 사업’, 청소년 노인 등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질 높은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반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14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줬고 2000여 명에게 다양한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했다.
LH는 앞으로 2016년까지 동구행복네트워크와 같은 기업을 30여 개 설립할 계획이며 최근 올해 대상사업자 선정을 위한 사업설명회도 열었다. 최종 대상사업자는 다음달 초 선정할 예정이다. 장재욱 LH 고객경영실 부장은 “올해에만 5곳을 선정할 예정이며 매년 5개 안팎을 추가해나갈 방침”이라며 “이에 필요한 예산은 연간 10억 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