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대상 117개중 18개만 팔려… ‘판촉 로드쇼’
29일 추천 용도가 제시되는 매각 물건 20개를 서울 광화문 일대나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 분당 평촌 등 신도시, 경기 용인시 등 인기지역에 있는 것들로만 구성한 것도 이들을 ‘미끼상품’으로 해서 공기업 사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공기업 부동산이 속한 지역의 관할 지방자치단체들이 일부 부동산 용도 변경에 제동을 걸 개연성도 있어 정부 계획대로 공기업 부동산 매각이 활성화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국감정원 사옥은 편리한 교통 여건뿐만 아니라 서울시가 인근에 위치한 한국전력, 서울의료원 등과 연계한 대규모 개발계획을 세운 점을 고려할 때 업무시설 외에 관광호텔, 공연장, 전시장 등으로 사용할 경우 상당한 투자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있는 한국식품연구원은 주변 환경과 서울 강남과의 접근성을 고려해 고급 주택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분당신도시 오리사옥도 주변 교통여건이 좋은 데다 층수 완화 가능성 등을 감안해 복합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됐다. 추천 매입자는 부동산개발회사나 지방자치단체, 의료재단 등이었다.
서울 중구 신당동의 도로교통공단 사옥은 주변에 뉴타운 건설, 재개발·재건축 추진 등으로 주거 여건이 개선되고, 대중교통 여건도 양호해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방안이 추천됐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한국세라믹기술원 사옥은 주변에 대형 의류할인매장이 밀집한 점을 고려해 판매시설이나 아파트형 공장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자리 잡은 한국교육개발원 사옥은 유선방송사 등 방송·통신시설로 활용하기에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국인터넷진흥원 건물은 어학원, 고시원 등이 들어선 근린생활시설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조세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사옥은 오피스텔로 개발하는 방안이 추천됐다.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한국법제연구원은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용도변경을 하면 투자수익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