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음악콩쿠르·동아연극상 출신 예술인들의 나눔활동이 활발하다. 이들의 무대는 희망을 나누는 장. 작은 무대도 마다하지 않고 최상의 연주로 다가서는 이들에게서는 연주인들의 열정이 묻어났다. 세종문화회관 예술단 중 가장 많은 나눔공연을 펼치는 서울시극단 배우들도 열악한 무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장애인들과 연극의 기쁨을 나눴다. 》
○ 아이들 꿈 키워준 목관 5중주

‘몰토윈드앙상블’ 김낙구 교수(오른쪽)가 23일 성미산마을극장 무대에서 사회자의 해설에 맞춰 클라리넷 연주를 하고 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몰아붙이는 토요일이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이어 ‘목관 가족 이야기’ 연주가 끝나고 플루트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 호른 등 평소 접하기 힘든 관악기 체험시간이 마련됐다. 한 어린이가 길고 중저음의 소리를 내는 악기인 ‘바순’ 이름을 맞히자 관객들은 기특하다는 듯 너나 할 것 없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날 공연은 마포지역복지네트워크를 대표하는 성미산마을극장과 동아일보가 손잡은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청소년 예술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렸다. 마포희망나눔 등 지역 복지기관들의 관심과 동아음악콩쿠르 출신 정상급 연주자들의 정성이 모인 나눔의 장이었다. 동아음악콩쿠르 클라리넷 금상(29회·1989년) 출신으로 앙상블을 이끈 김낙구 교수(서경대 음악학부)의 열정도 돋보였다. 5년여 전 갑작스러운 안면장애로 연주자의 인생을 포기할 상황에 이른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병을 극복하고 예술가로서 새 삶을 살고 있다. 김 교수의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년 전 찾아온 신장암이 김 교수의 연주 인생을 또 붙잡은 것. 이 병마도 이겨낸 그는 “제2의 인생을 사는 만큼 이제는 무대와 관객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 기쁜 마음으로 찾아가서 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화를 배경으로 한 ‘사자와 생쥐’ 연주는 목관악기의 섬세한 선율로 이야기의 흥미를 더했다. 아이들은 연주자들을 앞에 두고 한 번쯤은 꿈꿔봤을 지휘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와∼.”
○ 장애인에 희망 전한 서부활극

서울시극단 배우들이 22일 밀알보호작업장 식당 무대에서 장애인 관객을 대상으로 열연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영화 ‘석양의 무법자’의 주제곡을 타고 연극의 막이 올랐다. 서울시극단(단장 김철리)이 올해 나눔공연에서 첫선을 보인 코믹 서부활극 ‘스니키 휘치의 죽음’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밀알보호작업장 1층 식당의 무대는 배우들이 제대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비좁고 열악했다. 일부에서는 이날 대상 관객이 지적 발달 장애인들이라 좁은 무대 탓에 이들이 연극에 집중하지 못할까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杞憂)였다. 장애인 관객들은 배우들의 연기에 웃고 음악에 박수로 호응하는 등 일반인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박길명 나눔예술특별기고가 myung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