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양국 의제 합의 못한 상태서 北 취소 통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무산된 것은 북한이 건강상의 이유를 대며 취소를 통보했기 때문이라고 교도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복수의 러시아 정부당국자를 인용해 북한 측이 러시아에 “김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며 방문 취소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후지TV는 현지 관계자를 인용해 “북-러 국경 역에서는 김 위원장을 위해 카펫을 준비한 것은 물론 북한 측의 요구로 열차에서 내리는 부분에 난간을 설치하는 작업까지 마쳤다”며 “그러나 29일 북측이 방문을 취소한다고 연락해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30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교외 영빈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러시아는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을 의제로 제시했고, 북한은 연료와 식량 지원을 요구했다. 양측이 의제에 합의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은 김 위원장의 방문 중단을 러시아 측에 통보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29일 “그동안 북-러 정상회담이 개최될 정황이 있었으나 지금 시점에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앞으로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