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13일 가야금 콘서트 여는 황병기 명인

황병기 명인은 “달 항아리의 모습과 내가 추구해온 음악적 본질이 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더블유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야금 황병기 명인(75)이 다음 달 13일 LG아트센터에서 가야금 콘서트를 연다. 올해 국악 활동 61년, 작곡가로 활동한 지 50년을 맞은 그가 펼치는 이번 공연의 주제는 ‘달 항아리’다.
“달 항아리를 보고 있으면 텅 빈 기분이 들어요. 사람들이 ‘마음을 비우고 살라’고들 하는데 딱 그 느낌이 드는 거지. 제가 추구하고 싶은 음악세계와도 같고 해서 주제로 잡아봤습니다.”
“‘미궁’으로 끝내면 아무래도 좀 분위기가 뭐 하니까, ‘침향무’를 마지막에 넣었지요. 많이 사랑받는 곡이기도 하고….”
뮤지컬과 콘서트가 주로 열리는 LG아트센터에서 가야금 공연이 열리는 것도 이례적이다. 황 명인은 몇 해 전 그 극장에서 피나 바우슈의 무용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극장이 괜찮아서 한번 공연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단다. 황 명인은 ‘미궁’과 ‘침향무’를 직접 연주한다. ‘소엽산방’은 정대석(거문고), 김웅식 씨(장구)가 연주하는 등 후배 국악인들도 참여한다.
2006년 임기 3년의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에 올라 2009년 연임한 황 명인은 12월 31일 임기를 끝으로 물러날 생각이다. “그동안 썼던 곡 연주하느라 너무 바빴는데 이제 작곡을 좀 해야지. 노인의 경지에서 바라본 생각들을 담은 곡을 쓸 생각이야.”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