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 입으니까 너무 부끄러워.”(왼쪽부터)DJ DOC 멤버 이하늘 정재용, 개그맨 이수근과 가수 김종민이 ‘개그콘서트’의 ‘발레리노’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해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녹화와 같은 진지한 리허설 웃음 팡팡
홍석천 김종민 등 특별 게스트만 30명
분장하랴 의상 챙기랴…“바쁘다 바빠”
“다음 코너는 ‘감수성’입니다. 선배님들 준비해주십시오.” 공채 26기 신인 개그맨들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지는 이 곳, KBS 2TV 간판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녹화가 진행되는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이다. 지난 12년간 주말을 웃음으로 장식한 ‘개콘’이 7월3일 600회를 맞는다. 1999년 ‘개콘’ 첫 방송 때 막내였던 김대희와 김준호는 이제 최고참이 됐다. 스포츠동아가 29일 600회 특집 잔치 준비로 정신없는 ‘개콘’의 녹화 현장을 찾았다.
● 리허설 때 신인은 초비상!

(맨 왼쪽부터 시게방향으로) 박지선·신고은과 함께 ‘슈퍼스타 KBS’ 리허설에 출연한 가수 화요비. “개그가 너무 어렵다”며 리허설 때 얼굴이 빨개지다 녹화 때 ‘트렌드쇼’의 게스트로 열연한 손병호. ‘굿모닝 한글’에서 김성원과 호흡을 맞춘 모델 제시카 고메즈. 사극 코너 ‘감수성’ 출연자들이 분장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KBS
● 화요비부터 제시카 고메즈까지…
이 날 녹화는 ‘개콘’ 600회 특집을 위해 차태현 김상경 홍록기 김정은 등 30여명의 특별 게스트가 가세했다. 무대 뒤는 평소보다 더 북새통이었다.
가수 화요비가 박지선, 신고은과 함께 ‘슈퍼스타 KBS’ 리허설에서 바이브레이션 창법으로 편곡된 ‘개구리’를 부르다 웃음을 터트렸다. 연출자 서수민 PD가 “화요비씨, 본 녹화에서 너무 많이 웃으시면 안돼요”라고 당부하자, 화요비가 특유의 애교로 무안함을 슬쩍 넘겼다.
글래머 모델 제시카 고메즈가 참여한 ‘굿모닝 한글’의 리허설이 끝났을 때는 남자 개그맨들이 “고정! 고정!”을 힘차게 외쳤다.
● 분장실·소품팀 스태프도 ‘동분서주’
오후 5시 30분. 카메라 리허설이 끝나자 녹화 준비를 위해 이번에는 분장실이 난리가 났다. 분장실의 선혜원 씨는 “‘감수성’이 가장 손이 많이 간다. 사극 콩트다 보니 수염이나 눈썹 등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개그맨 중 분장실에서 가장 까다로운 개그맨은 누구일까? 스태프들은 “박휘순 씨가 ‘봉숭아 학당’에 출연할 때 매주 다른 콘셉트의 분장을 했는데 늘 실제 모델과 많이 달라 애를 먹었다”고 입을 모았다.
‘개콘’ 무대 뒤에는 코너의 이름이 적힌 많은 박스들이 있다. 각 코너에 필요한 소품들이다. 그 중 눈길을 끈 것은 ‘생활의 발견’ 박스에 있는 간장 게장. 진행팀의 변성길 씨(32)는 “오늘은 간장게장 집에서 이별하는 콘셉트”라며 “(신)보라가 간장 게장을 못 먹어 비린 맛이 덜한 ‘숙성된’ 게장을 찾으러 영등포까지 다녀왔다”고 귀띔했다.
변 씨는 지금까지의 ‘개콘’ 코너 중 ‘복학생’ 유세윤의 복고풍 소품을 구하는 것이 가장 까다로웠다며 “마징가 제트 같은 오래된 장난감이나 비닐 과자, 불량 식품 등 추억의 식품들을 구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