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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차벽 완전봉쇄… 헌재 “과잉조치… 위헌”

입력 | 2011-07-01 03:00:00

경찰 “지금은 사용안해”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직후 경찰이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완전히 둘러싸 시민 통행을 원천봉쇄한 것은 행동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참여연대 간사인 민모 씨 등 9명이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사건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재판관 의견은 7(위헌) 대 2(합헌)였다.

헌재는 “경찰이 이 사건 후에도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둘러싼 적이 있었던 점을 비춰볼 때 향후 같은 유형의 행위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광장 원천봉쇄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심사의 필요성을 밝혔다. 이어 “불법 폭력 집회나 시위 발생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했다”며 “서울광장의 개별적 집회는 물론이고 통행조차 금지한 경찰의 조치는 전면적이고 극단적 조치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했다”고 판단했다.

민 씨 등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경찰이 서울광장 전체를 전경버스로 에워싸 통행하지 못하게 하고 노제가 치러진 2009년 5월 29일 하루 외에는 광장 출입과 통행 일체를 제지하고 2009년 6월 3일 노 전 대통령 추모행사를 하면서 서울광장을 가로질러 가려고 했으나 제지당하자 “헌법상 거주·이전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경찰은 “헌재 결정 취지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2009년처럼 시위대 주변을 차벽으로 완전 봉쇄하는 집회 통제 방침은 ‘합법 촉진 불법 필벌’이란 대원칙에 부합하지 않아 현재는 폐기처분한 상태라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찰은 전경버스를 줄지어 차벽을 만드는 기존 방식 대신 최근 개발한 폭 8m의 차벽차와 방패 차량을 시위현장에 배치한다는 방침이어서 서울광장을 비롯한 주요 시위 집회 공간에 대한 경찰의 봉쇄와 차단 정도를 둘러싸고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