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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人之有是四端也가 猶其有四體也…

입력 | 2011-07-01 03:00:00


맹자는 남의 불행을 불쌍히 여기는 惻隱之心(측은지심), 자기의 不善(불선)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不善을 미워하는 羞惡之心(수오지심), 남에게 양보하는 辭讓之心(사양지심), 正(정)을 옳다 여기고 不正(부정)을 그르다 여기는 是非之心(시비지심), 이 넷을 四端으로 꼽았다. 곧 惻隱之心은 仁(인)의 端, 羞惡之心은 義(의)의 端, 辭讓之心은 禮(예)의 端, 是非之心은 知(智·지)의 端이라는 것이다. 端을 머리 首(수)로 보아 맹자의 四端說을 해석하면 인간은 惻隱, 羞惡, 辭讓, 是非의 마음을 확충해나가 仁義禮知의 궁극적 가치를 이룰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비해 端을 실마리 緖(서)로 본다면 惻隱, 羞惡, 辭讓, 是非의 情(정)이 발동하는 것을 통해 仁義禮知의 본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맹자가 四端을 꼽았던 것은 제후들이 不忍人之心(불인인지심, 남을 차마 해치지 못하는 마음)이 자기에게도 내재함을 자각하고 그 마음을 확충해서 仁政(인정)을 시행하라고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맹자는 개인마다 四端을 확충해 仁義를 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군주도 四端을 확충해 仁義의 정치를 시행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猶는 ‘∼와 같다’는 뜻을 나타낸다. 自謂不能은 인의를 실행할 수 없다고 스스로 말한다는 뜻으로 不能 다음에 ‘行仁義’가 생략된 셈이다. 自賊은 스스로를 해친다는 뜻으로, 自는 타동사 賊의 목적어이다. 짧은 한문 문장에서 재귀대명사가 동사의 목적어라서 대명사가 동사 앞으로 나온 것이다. 謂其君不能은 그 군주가 인의를 실행할 수 없다고 말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무수한 논의가 있어 왔다. 맹자는 인간에게는 惻隱, 羞惡, 辭讓, 是非의 마음이 있고,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그 마음들을 확충해 나가는 데 있다고 보았다. 맹자의 이 주장은 현대인의 병폐를 치유하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하리라 믿는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