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타이거 우즈(미국)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으로 불렸다. 우즈를 통해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굴지의 대기업들은 거액 투자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때 우즈의 1년 스폰서 수입은 9000만 달러(약 960억 원)가 넘었다.
하지만 2009년 11월 성 추문이 불거진 뒤 찬바람이 불었다. 액센추어, AT&T, 게토레이 등이 이미지 추락을 우려한 나머지 그와의 인연을 끊었다. 올 들어 무릎과 아킬레스힘줄 부상에 허덕이며 장기간 필드를 떠나게 되면서 스폰서 업체의 외면도 계속됐다.
한파 속에서 우즈가 모처럼 CF 계약을 했다. 부상 중인 우즈에게 묘하게도 약 광고이다. 우즈는 최근 일본 기업 고와(興和)와 3년 후원 계약을 마친 뒤 소염 진통제인 ‘반테린 고와’의 광고 촬영을 끝냈다. 이 광고는 1일부터 일본 전역에서 TV 전파를 탄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P통신은 전성기에 받았던 돈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우즈의 일본 기업 광고는 이번이 두 번째로 1997년 3년에 9억 엔(추정)의 조건으로 아사히음료의 캔 커피를 홍보한 적이 있다.
고와그룹은 “우즈가 골프 선수로서 세계 최고라는 점이 우리 제품이 지향하는 목표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후원 배경을 설명했다.
우즈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고와그룹은 1894년 핫토리겐자부로 직물 도매상으로 출발한 뒤 안경, 화학, 제약에 부동산, 호텔 등의 영역까지 넓힌 종합 기업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