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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밤 평창은 ‘약속의 땅’ 더반서 2전3기 꿈 이룬다

입력 | 2011-07-02 03:00:00

AGAIN 2010한국축구가 월드컵 원정 첫 16강 올랐던 것처럼AGAIN 1974홍수환이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했던 것처럼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 대표단이 1일 인천공항을 통해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는 남아공 더반으로 출국하기 직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진선 유치 특임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2018년 평창 겨울 올림픽 유치위원회 대표단 180명이 1일 특별 전세기 편으로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으로 떠났다.

더반 외곽의 리버사이드호텔에 여장을 푸는 대표단은 6일 IOC 위원들의 개최지 선정 투표 직전까지 현지에서 평창의 겨울올림픽 유치 명분과 당위성을 알린다. 이를 위해 대표단은 IOC 위원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프레젠테이션 준비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평창과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 대표단은 2일부터 4일까지 IOC가 지정한 장소에서 프레젠테이션 리허설을 하고 5일 더반 플레이하우스에서 열리는 IOC 총회 개회식에 참석한다.

토고에서 열린 아프리카올림픽위원회(ANOCA) 총회에 참석한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피겨 여왕’ 김연아는 2일 더반에 합류한다. 개최지 선정은 무기명 전자투표로 이뤄지며 6일 밤 12시(한국 시간)쯤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결전의 땅 더반은 한국 스포츠에는 ‘축복의 땅’이다. 축구와 복싱에서 온 국민을 열광시킨 짜릿한 승전보를 전해온 곳이 바로 더반이다. 국민들은 이번에 세 번째 낭보가 울려 퍼지길 염원하고 있다.

○ 태극전사, 원정 월드컵 첫 16강 쏘다

지난해 6월 23일 더반 모저스 마비다 스타디움.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 B조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3차전. 1승 1패를 기록 중인 한국은 이 경기에서 최소한 무승부를 거둬야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전반 12분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38분 기성용의 프리킥을 이정수가 골로 연결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4분에는 박주영이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며 전세를 뒤집었다. 후반 24분 페널티킥을 허용해 2-2가 됐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1승 1무 1패(승점 4)로 원정 월드컵 첫 16강 티켓을 거머쥐는 순간이었다. 아시아 국가가 월드컵 원정 16강 이상 성적을 거둔 건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8강에 오른 북한과 1994년 미국 대회 16강에 오른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 번째 쾌거였다.

○ 홍수환, 챔피언을 먹다

1974년 7월 3일 더반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타이틀매치. 세계 랭킹 2위 홍수환은 챔피언 아널드 테일러를 4번이나 다운시키는 등 일방적인 경기 끝에 15회 판정승을 거뒀다. 김기수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세계챔피언이 됐다. 홍수환은 당시 TV 생중계 화면을 통해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외쳤고, 어머니 황농선 씨는 “장하다. 대한국민 만세다”라고 화답해 장안의 화제가 됐다.

홍수환은 3년 뒤 11월 26일 파나마에서 열린 WBA 슈퍼밴텀급 타이틀 결정전에서 헥토르 카라스키야를 3회 KO로 누르고 다시 챔피언에 올랐다. 2회 4번 다운된 뒤 3회 기적적인 KO승을 거둔 ‘4전 5기’ 신화를 썼다.

○ 평창, 겨울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을 꿈꾸다

평창의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 슬로건은 ‘새로운 지평(New horizons)’. 아시아 지역에 겨울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취지다. 평창은 지난달 IOC가 발표한 현지실사 평가보고서에서 경기장, 숙박, 수송, 비전, 안전 등 17개 분야에서 대부분 합격점을 받았다. 올림픽 유치전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들은 평창이 대체로 앞서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 유치는 IOC 위원들의 표로 결정되는 만큼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이번 IOC 총회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해 평창 지원 사격에 나선다. 이건희 문대성 IOC 위원과 김연아 등 홍보대사도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조양호 유치위원장은 유치위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2018년 겨울올림픽은 우리나라 올림픽사의 완성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모두가 이번에는 반드시 유치한다는 신념으로 일해 왔다. 국가적 과제인 겨울올림픽 유치에 꼭 성공해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장관은 출국 인터뷰에서 “준비해 오는 과정에서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여기까지 왔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투표하는 그 순간까지 110명의 IOC 위원 한 분 한 분에게 염원을 담아 우리의 뜻을 전달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강원도지사 당시 두 번의 겨울올림픽 유치 실패를 맛봤던 김 특임대사는 “경쟁 도시인 뮌헨, 안시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6일 최종 투표 직전까지 IOC 위원을 만나 사력을 다해 지지를 호소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현장의 분위기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 마지막 한 표 차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만큼 온 정성을 쏟겠다. 그동안 투자해온 것과 준비해온 것들을 IOC 위원에게 설명해서 꼭 유치에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