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성 경제부 차장
전문가들은 국내 해양레저가 어느 정도 산업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 2006년에 이미 요트 인구가 1만 명을 넘었고,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면 해양레저가 주목을 받는다는 선진국의 경험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10월 개통될 경인아라뱃길의 운영은 중요한 시금석(試金石)이 될 것이다. 경인아라뱃길의 주 사업자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서울 여의도에서 출발해 인천 앞바다 섬들을 경유하는 여객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4인 가족 기준 왕복요금도 6만∼7만 원대로 저렴하게 책정할 방침이다. 자동차 하루 기름값 정도로 한강과 서해 앞바다를 즐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여행업계에서는 벌써 하루 관광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여행상품을 준비 중이다. 정상적으로 운영만 된다면 도로를 이용해 산과 바다를 찾았던 여행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그만큼 해양레저에도 신기원이 마련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토부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해온 4대강 사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4대강의 핵심사업인 보 건설과 준설공사의 성패는 이번 장마를 치르면 사실상 결정이 날 것이다.
다음으로 논란이 될 사업은 4대강 주변지 개발이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올해 4월 4대강 주변지역에 주택과 레저시설을 짓도록 하는 ‘친수구역특별법’ 시행령을 제정하는 등 제도 정비까지 마쳤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로 주춤거리고 있다. 일반 여론도 썩 좋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환경훼손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일반 시민들이 강과 바다를 통한 레저가 어떤 식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경험한다면 여론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 장관이 기대하는 블루오션의 첫 단추가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잘 끼워지길 기대한다.
황재성 경제부 차장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