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주전 포수 강민호는 지난주 초반까지 양승호 감독에게 “난 포수가 실책 1위하는 건 처음 본다”며 핀잔 아닌 핀잔을 듣곤 했다.
6월 2일 사직 넥센전에서 하루 동안 실책 2개를 범하면서 8개 구단 야수 중 가장 먼저 두자릿수 실책을 기록했던 강민호는 한동안 ‘실책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살았다. 양 감독의 질책(?)에 “감독님, 저 병살타도 1위에요”라고 받아칠 정도로 실력 못지 않게 성격 하나만큼은 최고인 강민호지만, 아무래도 가슴 한편에 실책 1위라는 오명이 걸리긴 걸렸던 모양.
그에게 4일, ‘어느새 역전됐다. LG 박경수(13개), 삼성 김상수(12개)가 실책이 더 많다’고 전하자, 강민호는 “진짜 뒤집어졌느냐?”고 재차 확인한 뒤 큰 목소리로 웃다가 “경수랑 상수한테 고맙다”고 했다. 그러나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래도 포수가 실책을 10개나 했다는 것은 창피하죠. 매일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내야수도 아니고”라며 목소리에 힘이 빠졌다. 그러면서 곁들인 한마디. “이제까지 에러가 가장 많았던 해도 열개를 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