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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잡았다 놓친 우승컵, 그래도 미소가…

입력 | 2011-07-05 03:00:00


최경주(41·SK텔레콤)는 평소 “상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로골퍼에게 너무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그 의미는 따로 있다. 필드의 천사로 유명한 그에게 상금은 누군가의 희망이 되기 때문이다. 상금의 일부를 꼬박꼬박 불우이웃 돕기나 자연재해 피해자 자선기금 등으로 내놓고 있다.

올해 최경주는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따뜻할 것 같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며 어려운 이웃을 향한 선행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어서다.

최경주는 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뉴타운스퀘어의 애러니민크골프장(파70)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내셔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3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를 기록했지만 닉 와트니(미국)에게 2타가 모자랐다.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기는 했어도 LPGA투어 일반 대회 우승 상금의 3배 가까운 66만9600달러를 받았다. 올 시즌 상금 366만5704달러로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최경주가 시즌 상금 300만 달러 고지를 돌파한 것은 2007년 이후 두 번째. 당시에도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생애 첫 상금 300만 달러 돌파의 이정표를 세웠다. PGA투어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최경주의 통산 300번째 대회였다.

시즌 18번째 대회에서 기록했던 4년 전과는 달리 올해는 15개 대회 만에 300만 달러를 넘겼다. 대회당 평균 상금은 25만 달러 정도. 앞으로 10개 대회 안팎을 더 뛸 것으로 보여 이런 추세라면 자신의 최고 상금 기록(458만7859달러) 경신뿐만 아니라 500만 달러 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5월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단일 대회 최고인 171만 달러를 거머쥔 것을 포함해 6차례 톱10에 드는 꾸준한 페이스 덕분이다. 2000년 PGA투어 데뷔 후 통산 상금은 2563만5811달러(약 272억 원)로 역대 17위.

최경주는 이날 공동 선두였던 15번홀(파4·503야드)에서 티샷을 왼쪽 깊은 러프에 빠뜨린 뒤 홀까지 60m를 남긴 벙커에서 한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더블보기를 한 게 아쉬웠다. 이 실수만 없었다면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그래도 최경주는 “와트니가 워낙 잘 쳤다. 우승은 못 했어도 나흘 내내 좋았다. 올해는 스윙과 몸 상태가 모두 최고”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에서도 2위가 됐다.

시즌 2승째를 거둔 와트니는 상금(418만 달러)과 페덱스컵 랭킹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황금기를 맞았다. 전날 선두에게 3타 뒤진 공동 7위였던 위창수는 이날 9타를 잃으며 무너져 공동 51위(3오버파)로 추락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