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정치모델 서구와 달라 지켜봐야
《창건 90년을 맞은 공산당의 지도 아래 ‘주요 2개국(G2)’의 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발전모델은 지속가능한 것인가, 즉 일당 독재가 이끄는 체제가 영속할 수 있을까.서구에서 시작된 민주주의 체제는 인간 본성과 부합하기 때문에 생명력을 얻은 게 아닌가.(ID: m941****)》
서구 민주주의의 관점에서는 ‘중국식 민주주의’라는 구호 자체가 의심쩍다. ‘중국은 없다’류의 논객들에게 중국식 발전모델이란 반만년 동안 장기 지속되어 온 중국적 전정(專政·전제정치)의 현대적 형태에 불과하다. 부정부패, 인권과 언론자유 탄압, 전방위 감시체제, 티베트 신장 사태가 입증하는 한족(漢族)중심주의, 극심한 양극화가 초래한 소요와 사회불안 등 현대 중국의 그림자는 짙고도 깊다.
그러나 역사는 중국 공산당의 전략이 중국 상황에 맞는 것임을 입증한다. 중국은 과거 3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이 연평균 9.8% 증가했다. 1979년 중국과 미국의 GDP 격차는 중국 1700억 달러, 미국 2조5000억 달러로 15배의 차이였으나 지금 추세라면 2016년에 중국의 GDP 규모가 16조 달러에 이르러 미국의 18조 달러에 근접한다. 서구 민주주주의자들은 이런 폭발적 경제 변화가 초래한 실질적 정치 변화에 대해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정치가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시대를 지나 기술관료의 집단통치로 진화해 안정적 권력승계를 제도화하고 번영을 이룬 점, 8억에 이르는 노동인구 중 국유기업 및 정부 고용인원이 7000만 명에 불과해 시장의 영향력이 크게 증가한 점, 급속히 다원화하면서 분화되고 있는 정치사회 등, ‘결과로 말하는 정치적 책임윤리’에서 중국 공산당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중국은 강대국이면서 개발도상국인 ‘이중적 정체성’을 지니며, 중국 정치모델의 복합성도 여기에 기인한다. 그러나 급진적 체제 변환을 시도한 소련 모델이 실패한 것과는 달리 중국 모델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 정치철학
질문은 e메일(jameshuh@donga.com)이나 우편(110-715 서울 종로구 세종로 139 동아일보 문화부 ‘지성이 답한다’ 담당자 앞)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