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학생 56% "한반도통일 생각해본 적 없다"北에 소셜미디어 영향력은 `회의적'
미국 하버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 대부분 생각해보고 당위성도 대체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통일의 시기에 대해서는 '50년 내에 가능하다'는 반응을 주로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대 웨더헤드 국제관계 센터의 양영은 연구원과 케네디 스쿨의 홍순만(박사과정) 씨가 지난 5월 하버드대학 학부와 대학원, 펠로우 자격의 학생과 학자 500명(한국 국적자 제외)을 대상으로 '한반도 통일전망과 북한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9%가 '한반도 통일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국적별로는 일본(80%), 미국(80%) 등 한반도 주변 이해 당사국 출신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았으나 중국 출신 학생들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56%나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반도 통일을 누가 주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19%가 대한민국이라고 답했고, '남북한이 함께'라는 답이 13%, '남한과 미국' 12%, '북한(단독)' 9%, 미국 7%, '남한과 미국과 중국' 5%, 중국 4%, '남북한과 미국과 중국' 4% 순으로 엇갈렸다.
중국 출신 학생들은 통일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답이 44%에 달해 남한의 역할(33%)보다 훨씬 크게 보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통일의 시기'와 관련해서는 전체의 62%가 '50년 내'라고 답했고, 이 가운데 '10년 내'라고 답한 사람은 16%였다.
중국 출신이 10년 내라는 대답이 22%로 가장 높게 나타난 가운데 일본 출신 학생들은 불가능할 것이란 답변이 20%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빠를수록 좋다'는 답변도 22%였다.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한 일본인 응답자의 비율이 20%에 달한 것이 특징적이었다.
'한반도 통일의 이상적인 시나리오'로는 응답자의 54%가 '남한 주도'를, 46%가 '남북 공동 정부 하의 별도 체제(separate regional zones of jurisdiction)'를 꼽았다. 국적별로는 중국 학생들이 후자를 지지하는 경향(71%)이 두드러졌고 미국 학생들은 57%가 남한 주도를 지지한 가운데 후자를 지지한 경향도 43%였다.
'한반도에 지금과 같은 상황(status quo)이 얼마나 오래갈지'에 대해서는 41%가 '5~10년'이라고 답했고, 32%가 '10~20년'이라고 말했다. 이는 `통일은 50년 내 가능할 것'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지만, 그 안에 상황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의견이우세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전체의 44%가 '다소 약함', 42%가 '적당하다'고 밝힌 가운데 대학원생(고학력자 또는 높은 세대) 이상일수록 약하다고 보는 견해가 더 두드러졌다. 국적별로는 중국 학생들의 60%가 `너무 강하다'고 답했다.
소셜 미디어가 북한에서의 영향력이 낮을 것으로 보는 응답자 대부분은 북한에서 인터넷 이용이 극히 제한적이고, 언론 통제가 심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한편, 하버드대 학생들의 한반도에 대한 상식을 알아보기 위해 한반도의 위치를 묻는 항목에서는 80%가 정답(동북아)을 맞췄다. 대학원생 정답률은 83%로 학부생 78%보다 높았다. 오답자들은 대부분 한반도가 동남아에 있다고 답했고, 서남아, 중동,모른다는 답변도 있었다.
북한의 이미지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묻는 항목에는 압도적 다수 94%가 '체제'라고 답해, 인도적 지원이나 인권 문제 등과 연관된 북한 주민 또는 국민들에 대한 인지도는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하면 떠오르는 것에 대한 답변으로는 김정일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후계자인 김정은에 대해서는 언급이 거의 없었다.
미국의 대북 우선 순위 관련 질문에선 전체의 75%가 핵 문제를 꼽았고 인권문제는 10%에 달했다.
'이상적인 북한 개방'의 방향으로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구(舊)소련의 고르바초프가 그랬듯 지도자의 결단(42%)이라고 답했다.
다만 가장 현실적으로 가능성 있는 방향을 묻는 항목에 대해선 '외세에 의한 개방'이라는 답변이 42%로 가장 우세했으며, 그 다음이 쿠데타(26%), 주민들의 폭동(18%) 순이었다.
국적별로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 학생들은 주민 폭동 가능성을 더 크게 보는 것으로 조사됐고, 중국 출신 학생들은 44%가 쿠데타 가능성을 점쳤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