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쉰다' 참모들 걱정에도 "진정성 갖고 설명하면 감동 줘"
전용기 문에도 평창 엠블럼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서울공항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으로 떠나기 위해 전용기에 오르다 입구에 붙어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엠블럼을 가리키고 있다. 성남=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해외 출장 때면 전용기 내에서 청와대 참모 등 주요 공식 수행원들과 수시로 회의를 가졌으나 지난 2일 전용기 내에서는 회의는 소집하지 않은 채 영어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했다는 후문이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장에서 개최지 선정 투표 직전 실시되는 후보지별 프레젠테이션이 표심의 향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일 오후(현지시간) 더반에 도착한 직후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유치 관련 보고를 받은 뒤 3일 내부 전략회의와 두차례의 프레젠테이션 리허설에 참석해 원어민 전문가들과 함께 강도 높은 연습을 했다. 이 대통령은 3일 내부 전략회의에서 "비행기 내에서 목이 아플 정도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거듭된 연습에 한 참모가 이 대통령의 목소리가 갈라지는 것을 걱정하자 이 대통령은 "목소리가 갈라져도 진정성을 갖고 설명하면 감동을 줄 수 있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평창 유치' 의지는 외양에서도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출국 당시 유치위 대표단복을 착용했다. 또 전용기의 대통령 출입문에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기장 대신 평창 엠블렘과 깃발이, 탑승때 계단 역할을 하는 '스텝카'에는 'PyeongChang2018', 'New Horizons' 슬로건이 부착됐다.
동계종목 선수들에 대해 하계올림픽과 같은 수준의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했고 동계종목 육성 및 2010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전을 위한 지원 방안을 세우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올해 2월 15일 IOC실사단이 방한했을 때는 직접 평창을 방문해 실사단에 정부의 강력한 유치 의지를 전달했고, 유치위 및 강원도 관계자와의 만찬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겠다. 대통령으로서 직접 유치활동에 나서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