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8강 대진추첨 공 1개 빠뜨려 다시
부산 한정국 국장 “뒤바뀐 운명 야속해”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 삼성의 컵 대회 4강전이 열린 6일 부산아시아드. 부산 한정국(사진) 사무국장이 수원 양대현 대리를 보자마자 ‘약 오른다’는 듯 발을 굴렀다. 양 대리는 “미안하게 됐다”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틀 전인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FA컵 8강 대진추첨이 열렸다. 부산과 수원 모두 FA컵 8강에 올라 있는 상황이었다.
한 국장은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토너먼트 대회 대진 추첨을 때마다 홈경기 개최권을 뽑아 생긴 별명이다. 한 국장이 지난 달 잠시 브라질로 외국인 선수를 보러 간 사이 부산의 다른 직원이 두 차례 추첨을 했는데 FA컵 16강과 컵 대회 8강 모두 원정을 뽑는 만행(?)을 저질러 이번엔 한 국장에 거는 기대가 대단했단다.
역시 미다스의 손이었다. 한 국장은 7번을 뽑았다. 홈경기였고, 상대는 수원이었다. 이날 컵 대회 4강에 이어 27일 FA컵 8강에서도 두 팀이 맞붙게 됐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8강 추첨이기 때문에 번호가 적힌 용지가 들어 있는 볼도 8개여야 하는 데 추첨 통에 들어 있는 볼이 7개였다. 축구협회가 볼을 추첨 통에 옮겨 담는 과정에서 1개를 빠뜨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수원은 전남 드래곤즈와 홈경기를 치르게 된 반면 부산 성남 일화 원정을 가게 됐다.
미다스의 손도 억세게 운 좋은 수원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부산|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