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전병석 씨“비장애인들에게 꽃 한아름”
쌍리갤러리 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 앞에 선 전병석 작가.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2006년 10월의 마지막 날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온 그의 목소리는 다소 상기돼 있었다. 이날 치 동아일보에 소개된 기사 ‘장애를 넘어 그린 건 행복’의 주인공인 서양화가 전병석 씨(43)였다.
▶본보 2006년 10월 31일자 A14면(중부판) 참조
[대전/충남]이사람/‘어머니와 사랑’ 2번째 개인전 여는 전병석 씨
이후 몇몇 방송에서도 그를 취재했다. 전 작가는 동아일보 기사를 음성(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으로 휴대전화에 내려받아 자주 들었고 만나는 사람에게도 들려줬다. 기자는 오히려 그런 그의 모습에 감동을 받곤 했다.
카페 전시회 이후 5년 만에 그가 다시 전시회를 연다. 최근 만난 그는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림을 본 일부 작가가 “작품이 좋다”고 격려했지만 주변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는 생각이 그를 더 압도했기 때문이다.
6일 저녁 ‘여름 꽃 이야기’라는 그의 전시회가 열릴 대전 중구 대흥동 쌍리갤러리를 찾았다. 각양각색의 꽃 그림만 35점이 내걸려 ‘화원’에 들어선 듯했다. 지난번처럼 이번에도 작품마다 자신과 어머니를 상징하는 작은 새 두 마리가 있었다. 왜 꽃만 그렸냐고 물었다. 그는 “여름에는 꽃이 거의 없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필요하지만 없는 것’을 주고 싶어 했나 보다. 전시회 7∼13일. 042-253-8118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