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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의 팔색 레슨]러프 속 아이언 샷

입력 | 2011-07-08 03:00:00


평소보다 페이스를 약간 열어(작은 사진 중 아래) 치면 임팩트 순간 클럽 헤드가 러프에 감겨 공이 목표 지점보다 왼쪽으로 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때 평소보다 긴 클럽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비거리는 줄겠지만 그 대신 런이 많아지기 때문에 평소와 같은 거리를 낼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 제공

티샷이 러프에 떨어지면 많은 아마추어 골퍼가 ‘이번 홀은 틀렸다’고 생각하고 보기부터 떠올립니다. 물론 중급 이상의 골퍼라면 상황을 잘 살펴 판단을 하겠지만 초보자는 대개 핀을 보고 샷을 하곤 합니다. 이 경우 대표적으로 잘못된 상황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공이 평소 탄도보다 낮고 그린 앞에 떨어져도 그린을 지나 뒤까지 굴러가는 것입니다. 또 다른 경우는 공이 낮고 겨냥한 지점보다 왼쪽으로 날아가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남자 골퍼처럼 힘이 센 편이 아니어서 러프에 공이 들어가면 적잖이 당황스럽습니다. 특히 메이저 대회처럼 러프를 길고 촘촘하게 길러 놓은 곳에서는 더욱 그렇죠. 당연히 스핀은 꿈도 못 꾸고 공을 그린에 올리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요령은 간단합니다. 평상시보다 공의 탄도를 높여 공이 멀리 날아가지 않게 하는 것이죠. 이때 몇 가지 선행되는 조건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어느 정도 런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비구선상의 그린 앞에 장애물은 없는지 살펴야 합니다. 만일 장애물이 있어서 깃대 쪽으로 치기 어렵다고 판단이 되면 안전한 쪽으로 공략해야 합니다.

핀의 위치도 살펴야 합니다. 뒤 핀이라면 그린에 떨어뜨려도 그린을 넘어가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앞 핀이라면 핀을 지나쳐 멀리 굴러가지 않도록 공을 떨어뜨릴 지점을 잘 정해야 합니다.

러프에서 공의 탄도를 높이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공의 위치를 반 개 정도 왼쪽에 두는 겁니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궤도에서 공이 맞을 수 있거든요.

두 번째는 클럽을 약간 오픈하는 겁니다. 클럽을 여는 이유는 공의 탄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러프에서 클럽이 감기는 점을 감안하는 것입니다. 러프에서 샷을 할 때 왼쪽으로 날아가는 이유는 임팩트 직전 클럽이 풀에 감겨 순간적으로 클럽 페이스가 닫히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로 페어웨이에서 공을 치듯 스윙하면 이전보다 공의 탄도도 높아지고 공이 목표한 방향으로 잘 날아갈 겁니다. 클럽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비거리는 줄겠지만 그 대신 런이 생기기 때문에 평소와 같은 거리를 내게 됩니다.

김인경 골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