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한국 여자 양궁이 26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노 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정다소미(21·경희대)는 8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리커브 여자 개인전 8강전에서 크리스티네 에세부아(그루지아)에게 4-6(27-28, 25-27, 27-27, 29-26, 25-25)으로 발목이 잡혔다. 한경희(19·전북도청)도 도펭유팅(중국)과의 8강전에서 슛오프까지 치른 접전 끝에 5-6(28-28, 27-27, 29-29, 28-27, 21-27, 7-9)으로 석패했다.
이에 앞서 세계랭킹 1위 기보배(23·광주시청)는 예선을 1위로 통과해 32강에 직행했으나 MB 하거(덴마크)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국 여자 대표 선수들은 올해 열린 두 차례의 국제양궁연맹(FITA) 월드컵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 터라 충격은 더욱 컸다.
이와 관련해 협회 관계자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시작되기 직전 국가대표 지도자 일부의 공금 유용 혐의가 보도된 이후 선수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선수들에게 이토록 타격을 줄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남자 양궁 대표들은 3명 모두 개인전에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임동현(25·청주시청)과 오진혁(30·농수산홈쇼핑)은 10일 준결승전에서 맞붙고, 김우진(19·청주시청)도 최근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선 브래디 엘리슨(미국)과 결승 출전권을 두고 같은 날 한판대결을 벌인다.
한편 한국 남자 컴파운드 대표 최용희(현대제철)는 남자 96강전서 만점인 150점을 쐈다. 한국 컴파운드에서 만점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용희는 그러나 8강전에서 크리스토퍼 퍼킨스(캐나다)에게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