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잡지 ‘라이브러리&리브로’ 7월호가 파워북로거 5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북로거 활동 중 출판사에서 대가성 서평 청탁을 받은 적 있는가’라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 48명(무응답 2명) 가운데 12명이 ‘있다’고 답했다.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들은 ‘어떻게 대처했는가’라는 질문에 7명은 ‘거절한다’ 또는 ‘무시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대가를 받고 원하는 대로 서평을 쓴다’고 한 응답자도 4명이나 됐다. 응답자의 13%(10명)는 ‘출판사에서 기증받아 책을 읽는다’고 해 출판사로부터 공짜 책을 받는 파워북로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전화로 인터뷰한 파워북로거 중 한 사람도 “원고료 10만 원을 줄 테니 원하는 방식으로 서평을 써 달라고 요청하는 출판사도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파워북로거도 “원고료를 주겠다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가장 빈번한 사례는 책을 공짜로 보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소설을 즐겨 읽는다는 직장인 최민정 씨(34)는 “책을 구입할 때 블로그의 서평을 많이 참고했는데 원고료를 받아서 쓴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한 출판사 대표는 “파워북로거가 서평을 쓰면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면 확실히 책 홍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간이 나오면 공짜로 책을 보내주고 출판기념회 등이 있을 때 초대하는 등 주요 파워북로거를 ‘관리’하는 출판사도 적지 않다. 출판사 직원이 파워북로거로 활동하면서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자사에서 나온 신간에 대한 서평을 쓰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파워북로거가 먼저 ‘서평을 쓸 테니 원고료나 책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게 출판사 측의 주장이다. 이 경우 원고료는 몰라도 책은 웬만하면 보내준다고 한다. 이미현 민음사 홍보부장은 “주요 포털의 파워북로거라며 책을 요청해 보내줬는데 블로그에 서평은 없고 책 사진만 찍어 올려 이후로는 안 보낸다”고 말했다.
은행나무출판사 주연선 대표는 “파워북로거 중 서평을 잘 쓰는 사람일수록 책을 요청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강조했다. 신간을 언론사에 배포하는 여산통신의 민창기 차장은 “최근 기증자 리스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 달라고 요청한 파워북로거도 적지 않다. 출판사에서 기증받아 서평을 쓰자니 글쓰기가 무뎌진다는 게 이유”라고 밝혔다.
주효선 인턴기자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3학년
김민정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