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보일러비 아껴가며 기초생활수급 모은 전 재산
모금회에 기부하고 세상떠나

정부 지원금으로 어렵게 살아 온 한 홀몸노인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세상을 떠났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7일 오후 5시 별세한 박노주 할머니(77·사진)가 사후 기부하기로 공증한 1500만 원을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박 할머니는 2008년 4월 모금회 사무실을 찾아와 조심스럽게 유산 기부를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할머니의 전 재산은 1500만 원. 할머니가 홀로 살던 서울 영등포시장 인근 단칸방의 전세 보증금이다. 할머니는 공동모금회 사무실에서 유언 공증을 하면서 “한평생 사회로부터 받기만 한 것 같다”며 “죽고 난 뒤엔 세상에 다시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산 기부를 원하는 사람은 공동모금회(02-323-4836)에 문의해 법적 절차를 밟으면 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