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환경영향평가 수주… 138개 업체중 28곳 법령위반환경부 “대행시스템 보완”
대기오염을 측정하는 환경조사업체 A사. 이 회사는 2007년부터 3년간 경북 안동지역 국도 확장공사, 경북 도내 골프장 공사, 석산 개발공사 등 3곳에서 대기환경영향평가를 수주해 조사 결과를 정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A사의 평가 결과 중 골프장 환경영향평가는 허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대기질 측정장비가 2대밖에 없어 3곳에서 동시에 조사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정부 조사 결과 A사 외에도 엉터리 전문업체들이 환경평가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 5곳 중 1곳은 엉터리 업체
숲이나 산을 골프장 등으로 개발하려면 우선 사업자가 개발 희망지에 대해 사전환경검토를 한 뒤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의 개발 승인이 나면 2차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 이때 사업자들은 환경조사 전문업체에 의뢰해 조사를 대행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소음을 측정하는 B사는 소음측정장비 1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경북 예천군 국도 확장공사, 대구 성서지방산업단지 개발지 등 여러 곳에 대한 소음 측정조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이후 한 곳은 허위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C사는 환경조사 법정 최소인력(10명)의 절반인 5명으로 부실조사를 하다 적발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허위로 내놓은 업체가 많아 환경영향평가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며 “등록취소 1곳, 영업정지 4곳, 과태료 17곳 등의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 “건설사, 조사업체 지정이 문제”
사전환경조사를 할 때 개발 사업자는 환경부가 승인한 전문용역업체를 자체적으로 선정해 조사를 대행시킨다. 깐깐한 조사업체는 사업자에게 외면당하다 보니 사업자의 입맛에 맞게 조사 결과를 내놓을 수밖에 없어 부실조사로 연결된다는 것이 환경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환경부 김동진 국토환경정책과장은 “환경에 책임을 지게 하려는 취지로 개발자가 조사업체를 선정하도록 했지만 결과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환경조사 대행시스템을 보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