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산업+관광 연계… 아시아 40억 품어야
하지만 겨울올림픽 개최가 곧장 겨울스포츠의 아시아 허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보다 앞서 겨울올림픽을 두 번이나 개최한 일본의 경우가 그렇다. 1972년 삿포로 대회에 이어 1998년 대회를 개최한 일본의 나가노는 아시아의 허브는 고사하고 겨울올림픽의 대표적 실패 사례라는 불명예만 안았다.
○ 스포츠 콘텐츠만으로는 부족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열린 다음 해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평균 50만∼60만 명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런 효과의 대부분은 서울의 몫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강원도의 이점이라 할 수 있는 관광자원을 비롯한 지역산업을 올림픽과 연계해야 평창이 올림픽 이후로도 계속 겨울스포츠의 아시아 허브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도 “스키장은 일본에도 많다. 시설만 많다고 사람들이 절로 찾는 허브가 되는 건 아니다”며 “스포츠 콘텐츠 이외의 플러스알파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드림 프로젝트는 허브 역할의 디딤돌
정부가 2004년부터 해마다 실시하고 있는 드림 프로젝트는 겨울스포츠의 허브 역할을 자처한 한국이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역량을 인정받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드림 프로젝트는 동남아시아 국가를 포함해 눈과 얼음을 보기 힘든 나라의 청소년들을 매년 초청해 겨울스포츠 종목의 체험과 체계적인 훈련을 돕자는 것. 8년간 47개국 947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고 자국의 국가대표로 뽑혀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도 4명이나 된다. 한국은 이 프로그램으로 겨울스포츠 보급과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을 세계에 알려 아시아 허브가 될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드림 프로그램 관련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해 참가 인원을 올해의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평창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건설 또는 설계 중이거나 타당성을 검토 중인 도로와 철도도 평창이 아시아의 겨울스포츠 허브로 자리 잡는데 없어서는 안 될 디딤돌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