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영 산업부 기자
큰 맘 먹고 창단을 하려 했더라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국내 유일의 스키점프팀을 운영하는 하이원리조트가 선수 2명을 추가로 영입하자 아예 선수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스키점프 단체전에 나서려면 4명의 선수가 필요한데 하이원리조트조차 기존 보유선수가 2명에 그쳤었다.
세 번의 노력 끝에 2018년 겨울올림픽의 평창 개최가 확정됐지만 국내 겨울스포츠의 현실은 이처럼 초라하다. 기업의 관심이 적으니 팀이 없고, 갈 곳이 없으니 선수도 부족하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구조다. 돈을 쓴 만큼 홍보가 되기를 바라는 기업으로서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비인기 겨울 종목 팀을 꾸릴 돈이면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농구, 배구 등 구기(球技) 종목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겨울스포츠 지원에 인색하게 하는 한 원인이다.
아이스하키 한 종목만 보자. 한 개에 40만 원인 스틱을 선수 한 명이 1년에 20∼30개 쓴다. 스틱을 포함한 소모성 장비만 선수 1인당 연간 1500만 원 이상이 든다. 최소 25명의 선수가 있어야 팀을 운영할 수 있고, 국내에 팀이 2개밖에 없어 실전을 치르려면 해외로 나가야만 한다. 스키, 아이스하키팀 등을 운영하고 있는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 관계자는 “아이스하키팀 운영비용이면 농구, 배구단을 보유할 수 있어 나서려는 기업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업이 비용과 효과를 따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모처럼 맞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이라는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비용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다. 가만 앉아서 돈 버는 것처럼 매도돼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똘똘 뭉쳐 기어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해낸 우리 기업들이 겨울스포츠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지금까지의 고생을 보상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유덕영 산업부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