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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비만 때문에 칩거? NO! 간단한 수술로 당당한 외출을

입력 | 2011-07-13 03:00:00

뚱뚱해지면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 위험 증세
위밴드 수술로 식사량 줄이고 식습관도 개선을




박윤찬 서울슬림외과 원장이 환자에게 위밴드를 설치한 위 모형을 들고 수술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만도 수술로 치료될까. 적어도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이거나 본인의 정상체중보다 50% 이상 체중이 초과하는 고도 비만인 경우엔 이러한 질문은 상당히 유효하다. 고도 비만자는 수술이 아닌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으로는 살빼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고도 비만자 중 정상체중으로 감량하고 장기간 이를 유지하는 성공률은 3% 이하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고도 비만자에게 위를 일부 막거나 잘라내는 수술이 보편화됐다. 박윤찬 서울슬림외과 원장은 “비만 수술은 약 50년이 넘게 다양한 수술 방법이 개발되어왔으며 현재까지 부작용이 없는 최상의 수술법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만으로 인한 칩거는 더 위험


대한비만대사수술학회에선 체질량지수 35 이상이거나 30 이상이면서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고지혈증, 관절염, 수면무호흡증, 생리불순, 불임, 천식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이 하나 이상 있는 경우 비만수술을 권하고 있다.

몸이 뚱뚱해지면 이로 인해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에 시달리고 자신감 상실로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집에만 있으면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경향이 심해져 다시 체중이 더 느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용성을 인정받는 비만 수술법은 위를 일부 막는 복강경 조절형 위밴드 수술과 위를 일부 잘라내는 복강경 루엔와이 위우회술이 대표적. 전자는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고 후자는 영양분 흡수를 억제하는 것.

○작은 식사량에도 포만감 느끼게 하는 수술

고도비만인 심모씨(31)는 수술 전(왼쪽) 체중이 100kg 이었지만 수술 6개월 뒤에 35kg를 줄여 정상체중((65kg)으로 돌아왔다. 서울슬림외과 제공


위밴드 수술은 유럽과 호주 미국 등에서 가장 널리 시행된다. 수술 시간은 숙련자의 경우 1시간 정도 걸린다.

위의 상부에 조절형 밴드를 설치해 15~20cc의 위주머니를 만들어 배고픔을 잊게 하고 작은 식사량에도 쉽게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것. 먹은 음식은 밴드에 의해 형성된 작은 구멍을 통과해 서서히 내려가고 그 뒤로는 정상인과 같은 이동경로를 통해 소화된다.

밴드와 연결된 조절장치(port)는 음식물이 통과하는 구멍의 크기를 조절하는데,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를 통제한다.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장치다.

박 원장은 “이 수술의 장점은 시술이 비교적 쉽고 수술과 관계된 합병증 및 사망률이 거의 없다는 점”이라며 “문제가 발생하거나 필요가 없어지면 밴드를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절형위밴드수술 후 체중감소는 소식(小食)에 따른 것이다. 수술후 초기 2, 3개월 동안 초과체중의 20~30%를 감량하고 이후로는 매주 500g~1㎏를 감량하는 것이 의료계의 권장 사항이다. 위밴드수술 이후 운동을 병행하면 체중은 더 떨어진다. 따라서 수술 뒤 6개월 정도면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의 위험성이 상당히 낮아지며 1년~1년 반 정도 지나면 정상체중까지 내려온다.

복강경 루엔와이 위우회술은 보통 위 우회술로 줄여 부르는데 미국에서 많이 시행된다. 위를 절반 이상 자르고 먹은 음식의 영양분이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도록 장도 일부 자르는 것. 체중 감량 효과는 수술 후 6개월까지 급속하게 나타나고 18~24개월까지 꾸준히 감량되며, 성인형 당뇨병도 치료된다.

위밴드수술도 성인형 당뇨병 치료에 효과가 좋아 당뇨병진단을 받고 2년 이내면 대개 완치된다. 다만 복강경 조절형 위밴드 수술에 비해 장, 단기적인 수술 합병증의 빈도가 높고 철, 칼슘 등의 대사 이상이 생길 수 있어 평생 영양보충제를 섭취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다.

○적절한 식사와 밴드 조임

일부 비만환자들은 위밴드 수술을 하면 흔히 제대로 된 음식을 전혀 못 먹고 물 종류만 먹으면서 급속히 감량이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박 원장은 “위밴드 수술 환자들도 일반인처럼 식사를 하면서 다이어트를 한다”면서 “대신 평소 많이 먹던 식사량이 줄고 천천히 씹는 식습관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무조건 밴드를 많이 조이면 체중감량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밴드를 적절하게 조여서 소량이지만 일반적인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위밴드 수술을 하는 병원이 늘고 있지만 수술의 안전성을 위해서는 위밴드수술 뿐 아니라 복강경 수술과 식도, 위에 대한 수술 경험을 충분히 갖춘 외과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