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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김영진 회장 “수준 높은 성형의술로 ‘의료한류’ 만들어 내겠습니다”

입력 | 2011-07-13 03:00:00

최근 설립 한국성형관광협회 김영진 회장
“아직은 중국 환자가 90% 이상 활성화 위해 제도 뒷받침을”




국내의 내로라하는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해 뭉쳤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150여 명의 성형외과 의사들은 최근 한국성형관광협회를 만들었다. 협회 회원들은 모두 해외 환자 유치에 관심이 많은 의사들이다.

 

하지만 한류를 이용한 해외 환자는 생각만큼 크게 늘지 않고 있다.

한국성형관광협회 김영진 회장은 “성형외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수준으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며 “이를 기반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와 해외진출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나름대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보의 부족과 정책적인 지원 부재 및 관련 의사 단체의 뒷받침의 부재 등으로 많은 의사들이 투자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12일 오전 김 회장을 만나 한국성형관광협회가 추진하는 사업을 물어봤다.

―그동안 해외 의료관광 유치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한국의료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그간 많은 관련 법 개정과 정부의 정책 및 예산지원이 이뤄졌지만 아직도 부처 간 업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이고도 효율적인 제도적 뒷받침도 미흡하다. 특히 성형외과 분야에서는 의료관광을 표방하는 상당수 국내외 유치 소개업자의 횡포로 의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서울 강남의 어느 성형외과 개원의는 진료비의 30~100%를 수수료로 떼어가는 브로커들이 활개를 쳐 손해를 보기도 했다. 심지어 외국인 유학생이 불법으로 외국인 환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무분별한 환자 유치와 고액 수수료는 환자의 부담 증가와 의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져 한국 의료에 대한 불신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국내 성형의술은 어느 정도인가.

“대만의 한 잡지에 ‘한국의 성형기술은 너무 뛰어나 수술한 것을 귀신도 모른다’는 과장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그만큼 한국의 성형 수준이 단순히 수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대한 자연스러운 결과를 만드는 높은 경지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외국인 성형수술 시장의 초기 미성숙 환경은 성형외과 의사들의 통일된 의견 반영이나 참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실질적인 인프라를 구축해서 외국 환자와 성형외과 의사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한다. 협회는 이번에 의사들과 환자들의 교량 역할을 할 것이다.”

―협회 회원의 분포는 어떻게 돼 있나.

“현재 회원 90% 이상이 서울 강남에 분포해 있다. 대부분이 실력이 검증된 의사들이다. 하지만 대구 부산 광주 청주 등 대도시에도 중국 또는 다른 나라와 직항로가 개설된 만큼 전국 단위로 회원을 계속 확충해갈 계획이다. 회원은 무작정 받아들이지 않는다. 적어도 협회 회원들은 공개해도 부끄럽지 않을 회원들만 모집할 예정이다. 만약 물의를 일으키는 병원이 생기면 ‘회원관리위원회’가 솎아내는 방식으로 자체 정화 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협회에서 하고자 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해외 환자들을 국내 성형외과로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한국의 성형시술과 수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국내 성형외과 의사의 해외 진출과 시장 확대를 위해 외국과 학술 교류도 진행한다. 또 해외 의사들의 한국연수 프로그램을 만들고 의료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 지방이식이나 줄기세포 시술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것이다. 이 밖에 불법광고, 동료 비방, 비윤리적 의료행위, 사회 화합을 저해하는 의사는 협회 차원에서 막을 것이다.”

―외국 성형관광 환자는 어느 나라에서 많이 오는가.

“주로 아시아 쪽이 많다. 러시아 몽골 베트남 등의 환자들도 있지만 아직 90% 이상은 중국 환자이다. 하지만 국내 외국인 유치 실적은 참담할 정도로 저조하다. 지난해 아시아 의료 관광을 선도한 태국은 해외 환자 156만 명, 싱가포르는 72만 명, 인도는 73만 명을 유치했지만 한국은 8만1800여 명에 그쳤다.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환자의 수술 부위는 눈 수술이 간단하기 때문에 제일 많다. 또 눈 수술의 경우 이전에 잘못된 수술로 인한 재수술의 경우가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코 수술이다. 코 수술은 두 가지가 있다. 실리콘이나 고어텍스를 이용하여 콧등에 삽입하여 콧대만 높이는 단순 융비술과 높아진 콧대에 맞추어서 귀 연골을 채취한 뒤 코끝에 이식해 코끝까지 높여주는 코끝성형술 등이 있다. 대개 한류 스타들을 보고 찾아온 것이므로 단순 융비술보다는 코끝성형술까지 함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면거상술, 지방흡입술, 안면윤곽술, 유방확대술 등이 코 수술 다음으로 많은 편이다.”

―외국인 환자를 위해 홈페이지도 만든다고 들었는데….

“우리나라의 전문의 제도는 미국식 제도다. 즉, 인턴을 마친 의사들이 각 과를 지원해서 시험을 통해 합격한 이들이 그 과의 레지던트가 되어 통상 4년간의 수련기간과 전문의 시험을 거쳐 전문의가 된다. 하지만 정부의 의료제도 탓에 많은 수의 다른 과 의사들이 수입 보전을 위해 성형외과나 피부과 영역 등의 비급여 항목으로 옮긴다. 마치 온 나라의 의사들이 ‘성형외과 의사화’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 협회는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고 싶어 하는 외국 환자들에게 한국 의사에 관한 정확한 정보들을 제공해야 혼란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한국성형관광협회’의 홈페이지를 아직 정식으로 열지는 않았지만 이를 통해 한국의 성형외과 전문의들을 소개해 나갈 생각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