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에 따르면 仁은 하늘이 내려준 尊爵(존작, 높은 작위)이자 사람이 살 만한 安宅(안택, 편안한 집)이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남이 막지 않는데도 仁을 행하지 않아서 지혜롭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해서 禮(예)도 지키지 않고 義(의)를 행하지도 않는 자가 있다. 맹자는 그런 사람들을 人役(인역, 남의 부림을 받는 자)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도 자신이 남의 부림 받는 자로 轉落(전락)해 있다는 것을 알면 그 사실을 부끄러워할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을 돌이키기는 쉽지 않다. 맹자는 그 어려움을 비유하여, 활 만드는 사람이면서 활 만들기를 부끄러워하고 화살 만드는 사람이면서 화살 만들기를 부끄러워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리고 만약 남의 부림 받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애당초 仁을 행하라고 권한다.
如恥之의 如는 ‘만일’이라는 뜻으로, 그 뒤의 구는 조건문을 이룬다. 之는 人役으로서 남이 부리는 일을 하는 사실을 가리킨다. 莫如는 비교의 문장에 쓰여, 그 뒤에 최상급의 비교대상을 이끈다. 爲仁은 仁을 행함이다.
인간이라면 모두 仁의 마음을 가지고 있겠지만 사람의 행동은 반드시 仁의 발로인 것은 아니다. 마치 활을 만들거나 화살을 만드는 사람이 본래 어진 마음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殺傷(살상)의 무기를 만들어야 하여 어진 마음과 기술의 用處(용처)가 모순되는 예와 같을 수 있다. 맹자는 마음과 행동의 일치를 중시해서 사람들에게 항시 仁에 처하여 모든 행동을 仁에 맞게 하도록 권고하였다.
맹자는 사람들의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자극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仁을 행하도록 유도했다. 이것은 앞서 같은 ‘公孫丑(공손추)·상’의 제4장에서 맹자가 군주들의 정치행태를 분석해서 仁則榮(인즉영, 어질면 영화롭게 된다)하고 不仁則辱(불인즉욕, 어질지 못하면 치욕을 당한다)는 원리를 제시하고, ‘如惡之(여오지)인댄 莫如貴德而尊士(막여귀덕이존사)니라’라고 군주에게 권고한 어법과 유사하다. ‘만일 치욕을 싫어한다면, 덕을 귀하게 여기고 선비를 높이는 것만 못하다’는 뜻의 그 말에서 맹자는 莫如 뒤의 어구 ‘貴德而尊士’에서 행동강령을 제시했다. 여기서도 맹자가 주장하는 강령은 莫如 뒤의 ‘爲仁’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