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권 27만장 ‘死票’ 우려… “직장인 올수 있게 조기퇴근을”

○ 볼트나 이신바예바도 외면
예매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 주역은 대체로 오전표. 오전 경기는 도심 도로에서 열리는 마라톤이나 경보 경기를 제외하고는 예선전인데도 14만 장가량 판매됐다. 그 이유는 ‘꿈나무 프로그램’이라는 초중고교 학생의 현장 체험학습용으로 60% 할인된 가격에 입장권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직장인은 오전 경기를 관람하기 어려운 만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개막일인 8월 27일 오전 입장권은 76%가 판매됐고 29, 30일, 9월 1, 2일 오전표는 90% 이상 판매됐다. 이 시간은 결승경기는 없고 모두 예선경기만 열린다.
일반인 관람객이 주로 스타디움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후 경기는 예매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은 편이다. 당장 개회식(27일 오후 7시)부터 썰렁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4만4000여 좌석 가운데 82%가량 팔렸다. 남은 좌석은 7700여 석이나 된다. 지구촌 눈과 귀를 집중시킬 개회식을 비추는 카메라가 돌아가면 스타디움 곳곳이 듬성듬성 비어있는 모습이 그대로 보일 수 있는 셈이다. 개회식 입장권은 오후 8시부터 열리는 여자 1만 m 결승전 등 8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데도 아직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특유의 세리머니로 관중의 사랑을 받는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는 이번 대회 때는 표정이 어두울지 모른다. 금메달이 기대되는 이신바예바가 출전하는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을 비롯해 남자 400m 및 800m, 여자 3000m 장애물 등 5개 결승경기가 열리는 30일 오후 경기 입장권은 48%가 팔려 전체 경기 가운데 판매율이 가장 낮다.
○ “사표(死票)를 막아라”
더 큰 문제는 ‘표는 쥐고 있으면서 대구스타디움에는 오지 않는’ 사표가 적잖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입장권이 대부분 개인보다는 단체 위주로 판매됐기 때문이다. 초중고교 현장학습용으로 팔린 입장권 14만5000여 장(43%)은 대부분 좌석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수업의 연장인 만큼 학생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개인이 구입한 입장권 3만7000여 장(11%)도 사표는 많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학생과 개인 입장권을 제외한 단체 입장권 15만6300여 장(46%)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30% 할인 가격으로 구입하기 위해 50명 이상이 단체로 표를 산 경우도 있지만 90%가량은 기업이 대회 성공을 위해 구입한 입장권이다. 조직위 측은 이 단체 입장권에서 대량 사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조직위는 사표를 줄이기 위해 입장권을 대량 구입한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직원이나 고객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조해녕 대회조직위원장은 “저녁 경기는 오후 7시부터 시작하는 날이 대부분인데 제시간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직장 근무시간을 좀 단축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