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아이스하키, 안방서 남의 잔치 구경만 할판
먼저 이 말이 사실일까 하는 의문부터 든다. 결론부터 말하면 진짜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까지 7년이 남았지만 너무나 짧게 느껴져 한숨부터 내쉬는 사람들이 있다. 스키 등 설상 종목과 썰매, 그리고 아이스하키와 컬링 종목 관계자들이 그렇다.
한국의 겨울스포츠 편중 현상은 잘 알려져 있다. 쇼트트랙을 제외한 다른 종목에선 올림픽 메달을 거의 따내지 못했다. 지난해 밴쿠버 대회에서야 사상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이승훈 모태범 이상화)과 피겨스케이팅(김연아)에서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이는 빙상 종목에 국한된 이야기다. 나머지 종목은 메달 구경은 물론이고 올림픽 본선 무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종목도 있다.
컬링도 아이스하키와 상황이 비슷하다. 한국 컬링은 16년의 짧은 역사에도 2007년 창춘 겨울아시아경기에서 남녀 금메달을 땄다. 아시아 2, 3위권이지만 10개국에만 출전권이 주어지는 겨울올림픽에 출전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까지 한국 컬링은 한 번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다행히 평창대회에는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하지만 메달은 요원하다. 박순환 대한컬링연맹 전무이사는 “컬링경기장은 국내에 2개다. 등록 선수 700여 명이 훈련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이애슬론과 스키는 꾸준히 올림픽에 출전해 왔지만 20∼40위권에 머물러 왔다.
‘한국판 쿨러닝’으로 관심을 모은 썰매 종목(루지, 스켈리턴, 봅슬레이)도 평창 대회에 자동 출전한다. 역시 메달과는 거리가 멀다. 2003년 강원도청에서 팀이 창단돼 이제 걸음마를 뗀 상태다. 선수층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얇고 전용 경기장조차 없다.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리턴연맹 부회장은 “빙상에 비해 설상과 썰매 등 다른 종목들은 세계적인 수준과 차이가 크다. 경기장 등 인프라부터 선수층, 기술 등 많은 것이 부족하다”며 “남은 7년 동안 해외에서 코치를 영입하고 실력 있는 꿈나무를 키우지 못한다면 개최국으로서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