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 경제부 기자 bright@donga.com
건설업계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훈련의 강도를 높인 ‘강한 교육’ 붐이 일고 있다. 각 회사는 이러한 교육을 도입한 데 대해 “팀워크가 중시되는 건설업 특성상 ‘강한 교육’으로 직원들의 정신력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것이 침체된 건설업계 분위기 쇄신에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림산업이 올해부터 중간관리자급 및 신입사원 교육에 추가한 럭비는 스포츠룰을 팀워크, 불황기 경영전략 등과 접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공을 잡은 뒤에는 후진할 수 없고, 패스는 옆이나 뒤로만 해야 하며 그러다보니 열외 없이 팀원 전체가 경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럭비의 규칙이 ‘후진 없이 전진하라’ ‘나 하나 빠지면 전력에 큰 누수가 생긴다’ ‘팀원과 협력하라’는 등 팀워크 정신과 일치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5월 열린 중간관리자급 교육에서 처음 도입된 이 프로그램은 이달 3일 열린 신입사원 연수 교육에도 활용됐다. 럭비에 대한 규칙을 익히고 럭비에 강한 뉴질랜드 국가대표팀이 경기 전 추는 마오리족의 전통 춤까지 배우다보면 이 경기에 소요되는 시간은 무려 7시간. 그래도 이 경기를 마치고 나면 뭔가 모를 벅찬 느낌이 든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대우건설, 쌍용건설처럼 아예 신입사원 대상 해병대 캠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들도 있다. GS건설은 2009년 하반기부터 ‘안전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신입사원들에게 건설안전 재해체험, 야간 팀워크 강화 훈련 등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실시돼 왔던 ‘강한 교육’은 이제 전 직원, 모든 직급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극동건설은 이달 8일까지 한 달간 임직원 700명 전원이 조를 나눠 1박 2일의 혁신교육 프로그램을 받았다. 목이 터져라 혁신 구호를 외치고, 단체 훈련을 받고, 심지어 한 사람씩 높은 곳에 올라가 뒤로 돌아선 상태에서 다른 팀원들에게 몸을 던지는 ‘신뢰 번지점프’까지 하고 돌아온 직원들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팀원을 믿고 의지하면 된다는 생각에 동료들과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한민국 건설인들은 사막을 도시로 가꾸고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온 산업 역군들이다. 그러나 수년간 지속된 건설 경기 침체로 요즘 이들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도전 정신으로 새롭게 무장한 이들이 ‘나는 건설인’이라고 자랑스럽게 외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함께 응원해본다.
김현진 경제부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