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대역전 가능한 야구처럼… 경영도 힘들다고 포기하면 안돼”
실제 경기에서 쓰는 모자와 글러브를 착용하고 포즈를 취한 송승철 사장. 그는 “끈기, 소통이 중요한 야구를 통해 경영의 원리를 배운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평생을 자동차업계에 몸담아 온 송 사장은 회사는 물론 자동차업계에서도 유명한 ‘야구 마니아’다. “야구는 인생과 경영이 담겨 있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라고 극찬하는 그의 야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 ‘소통의 스포츠’ 야구
송 사장의 야구 사랑은 초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는 고교야구 황금기 시절이다. 초등학생으로 고교야구를 보며 야구를 접한 그는 동네 친구들과 모여 야구를 처음 시작했다.
학업 때문에 야구선수로 뛰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고 있었지만, 중고교 시절에도 그는 야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1980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뒤 그는 아예 회사 내에 야구팀을 만들었다. 첫 직장이던 코오롱상사에서 야구를 좋아하는 동료들과 함께 사내 야구팀을 창단한 것. 그는 “주말마다 태평양화학, 정우개발 등 다른 회사 야구팀들과 함께 직장야구리그를 벌였다”며 “그때만 해도 사회인 야구팀이 경기할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2002년 한불모터스를 창립한 그는 회사가 본 궤도에 오른 지난해 회사 내 야구팀 창단을 주도했다. 송 사장은 “조사해보니 야구를 좋아하는 직원이 꽤 많았다”며 “축구에 비해 다칠 염려도 적어 야구팀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가 이토록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닌, 9명의 선수가 함께 하는 스포츠입니다. 또 한 명의 선수가 잘한다고 팀이 이기는 것은 절대 아니죠. 모든 팀원이 합심해 노력해야만 이길 수 있습니다.”
송 사장이 사내 야구팀을 만든 또 다른 이유는 직원들 간 소통 때문이다. 그는 “본사와 각 대리점 직원들끼리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다”며 “얼굴을 보지 못하고 일하다 보니 사소한 오해도 생기기 마련인데, 야구를 통해 얼굴을 맞대고 함께 땀을 흘리다 보면 원활한 업무 처리라는 부수 효과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 새로운 도약 준비
한불모터스 야구팀은 지난해 가을부터 사회인 야구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팀의 유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송 사장은 “지금까지 7승 3패를 거뒀고, 훌륭한 투수 재목을 키우고 있어 성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장 중에도 팀 경기 결과를 문자메시지와 인터넷으로 챙겨 볼 정도로 열성이다.
야구팀의 성적이 나아지는 것처럼 한불모터스의 경영 실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한때 워크아웃까지 갔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지난달에는 사상 최대의 월간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는 “높은 연료소비효율과 탄탄한 주행 성능을 자랑하는 푸조의 진가를 국내 소비자들이 서서히 알아주고 있다”며 “내년 1월 선보이는 시트로앵의 모델을 통해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1957년 출생
△1980년 코오롱상사 입사
△1986년 코오롱상사 자동차 사업부 마케팅 과장
△1993년 신한자동차 영업 및 마케팅 총괄 부장
△2000년 평화자동차 영업 및 마케팅 총괄 이사
△2002년∼ 한불모터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