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배석년 교수팀 美 산부인과 암학회지에 발표
국내 연구진의 5년간의 연구 끝에, 정액 속 물질이 자궁경부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른쪽 사진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동아일보DB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배석년 교수팀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된 여성 194명을 대상으로 정액 속의 아연과 구연산 복합물질의 효능을 시험했다. 임상시험 결과 복합물질로 치료받은 76명 중 49명(64.47%)에게서 바이러스가 사라진 반면, 복합물질 치료를 받지 않은 118명 중 자연 치료된 환자는 18명(15.25%)에 그쳤다.
배 교수와 함께 연구했던 박래옥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외래교수는 “복합물질이 자궁경부암 바이러스가 복제하는 유전자 전사과정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면서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2003년 정액에서 추출한 복합물질이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연구팀은 복합물질이 여성의 자궁경부암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5년간의 연구 끝에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번 임상 연구결과는 미국 산부인과 암학회지(Gynecologic Oncology) 최근호에 실렸다.
국내외 의학 연구진은 그동안 정액이 유방암 난소암 등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자궁경부암 예방 치료제 개발에 한층 가깝게 다가섰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