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재홍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투자커뮤니케이션팀 이사
필자는 헤지펀드 운용전략 관련 자료를 접할 때면 학창시절 한 분식점 벽에 걸려 있던 ‘박리다매(薄利多賣)’라는 문구가 떠오르곤 한다. 사실상 헤지펀드 주요 운용전략 중의 하나를 박리다매 전략으로 말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아서다.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 운용하는 헤지펀드가 학교 앞 분식집에서나 볼 수 있는 박리다매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답은 간단하다. 글로벌 시장의 무한경쟁 속에서 확보할 수 있는 절대수익의 규모는 매우 작다. 절대수익 자체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레버리지다. 이로 인해 절대수익 규모가 증가하지만 동시에 위험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오랜 시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절대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검증된 헤지펀드라고 해도 단기적인 금융시장의 위기와 충격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해당 헤지펀드가 추구하는 전략과 현재의 시장상황이 맞지 않는다면 검증된 전략을 사용한다고 해도 단기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보일 수 있다. 또 절대수익 추구 전략의 특성상 금융시장의 활황시기에는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도 있다. 연초 이후 설정된 10억 원 이상 사모 재간접 헤지펀드의 최근 성과를 보면 헤지펀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시장상황과는 독립적으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절대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길재홍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투자커뮤니케이션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