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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종]프로스포츠 통합 관리기구 설치해야

입력 | 2011-07-15 03:00:00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프로스포츠는 스포츠를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비즈니스를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일반 비즈니스와 달리 프로스포츠는 공공성도 요구된다. 대중화된 수단으로 스포츠맨십의 표출을 통해 국민에게 공공성을 함께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프로스포츠가 국민에게 그러한 가치를 제대로 제공하고 있는지는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프로선수들의 병역비리와 각종 물의, 해마다 되풀이되는 선수 선발에 대한 논쟁에 이은 K리그의 승부조작까지. 이는 그동안 국내 프로스포츠가 양적인 성장에 집착한 나머지 질적인 성장에는 소홀했다는 증거이다.

특히 K리그의 승부조작 사건은 곪아왔던 성장지상주의의 고름이 터진 것이다. 새로운 구단의 창단에만 급급한 나머지 내부 감시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축구연맹은 승강제 도입, 최저연봉 인상 등의 개선안을 내놓았지만 세간의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미봉책이라는 반응이다.

대만 프로야구의 경우 승부조작으로 리그의 존속 자체가 위험해졌다. 102건의 불법 도박사건에 222명이 연루됐다. 관중도 45%나 감소했다. 뒤늦게 협회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미 국민의 신뢰가 무너진 대만 프로야구의 미래는 밝아 보이지 않는다.

한국 역시 대만의 전철을 뒤따르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이런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스포츠와 법률, 언론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프로스포츠 통합위원회’(가칭)의 설치가 필요하다. 통합위원회의 설립 목적은 선수들의 은퇴 후 프로그램 개발, 최저연봉제 등과 같은 선수 권익 향상, 프로스포츠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의 확대, 그리고 신상필벌의 원칙 확립을 통한 공공성의 회복 등이다. 이를 통해 프로스포츠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고 좀 더 큰 틀에서 프로스포츠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세계적인 석학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 3.0의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발전이며 이를 위해 소비자와의 신뢰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콘텐츠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지금, 프로스포츠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통합위원회 설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