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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허리 통증”→ 靑 “부상”→ 與 “부러져”… 해명 뻥튀기… 韓 후보자 의혹 검증

입력 | 2011-07-18 03:00:00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52)가 부인과 두 딸이 학교 문제로 위장전입을 한 사실을 시인하고 병역면제를 받은 경위도 청와대와 여권이 사전에 밝힌 내용과 다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 후보자의 도덕성에 관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 ‘운동 중 부상’ vs ‘고시 공부 중 악화’

청와대는 한 후보자의 병역 면제 과정에 대해 15일 내정 사실을 발표한 직후 “허리 디스크 수술로 인해 1982년 면제 결정을 받았다. 사법시험에 합격했던 당시로서는 (면제가 아니었다면) 군 법무관으로 갈 상황”이라고 말했다. 즉, 비교적 근무 여건이 좋은 군 법무관 복무가 확실시된 만큼 무리해가며 면제를 받기 위한 허리 수술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설명이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미식축구를 하다 생긴 부상이 허리 디스크의 원인이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대학 시절 미식축구를 하다 허리를 다쳤고, 이를 안고 살다가 사법시험을 통과한 뒤 (1981년에)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사실 확인을 위해 당시 의사까지 만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집도의는 현재 80대 고령으로 은퇴했고, 보조 의사가 현재 대형 병원(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고 있다”며 “당시 진료카드를 보여주고 본인이 서명한 자료가 맞는지를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후보자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에게 “(청와대 쪽에) 미식축구를 하다가 허리를 다쳐 수술한 적이 있다고 해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미식축구를 했다는 사실과 허리 수술을 받은 사실을 연결해 한 후보자로부터 상세한 해명을 듣지 않고 주변 인물들에 대한 탐문조사도 없이 미식축구를 하다 허리를 다친 것으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한나라당 고위 인사는 청와대 발표에 앞서 한나라당 의원과 기자들에게 한 후보자의 허리 상황을 일부 과장해 설명했다. 즉 “미식축구를 하다가 허리가 부러져 수술을 받았다”고 한 것. 허리에 중한 사고를 입었고, 수술을 받은 시점을 사고 직후로 해석하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한편 당시 군 면제와 관련한 국방부령인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 따르면 ‘수핵탈출증 수술을 한 자는 완전 척추궁절제술, 편측 척추궁절제술 등 수술 형태와 무관하게 모두 평가기준 3급(군 면제)을 부여한다’고 규정돼 있어 디스크 수술만 있으면 병역 면제 판정을 받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위장전입’ 의혹은 시인

한 후보자는 또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딸이 친한 친구와 함께 같은 이웃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해서 아내가 주소를 이전했다”고 시인했지만 본보 취재 결과 희망하는 학교에 배정되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후 입장자료를 내 “1998년과 2002년 큰딸과 작은 딸의 중학교 진학 문제로 배우자와 딸이 주소를 이전해 놓았던 사실이 있다. 결과적으로 위장전입한 것이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에 따르면 그의 부인은 큰딸, 작은딸이 중학교 진학을 앞둔 1998년 5월∼1999년 7월과 2002년 9∼11월에 각각 중학교에 진학하는 딸과 함께 딸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던 강사의 집(같은 아파트 다른 동)으로 위장전입을 했다. 한 후보자의 집이 있는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은 H중학교에 배정될 확률이 높은데 강사의 집은 이촌동에 있어 Y중학교로 배정받을 확률이 높았다는 것. 결국 큰딸은 Y중학교로 배정됐고 작은딸은 음악을 전공하고 싶다는 뜻을 살려 또 다른 Y중학교에 입학했다.

○ “대학원 편법 졸업 의혹은 사실 무근”

한 후보자는 1981년 고려대 법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해 1986년 졸업했다. 그런데 1981년엔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다녔고 1983년부터는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로 일을 해 사법연수생과 검사 신분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당시에는 야간수업도 많았고 리포트로 출석을 대체하는 수업도 많았다. 모두 정상적으로 이수하고 학위를 받았다”며 의혹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와 대학원 동기인 한 변호사는 “당시 대학원 수업이 토요일과 저녁에 많이 개설돼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업무가 과중한 부서에서 근무해온 검사가 대학원 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