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경찰서 습격 방화”… 진압과정서 인질-공안 희생위구르 독립운동단체선 “불법구금 석방요구에 총격”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례적으로 사건 당일에 신속하게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경찰서 습격사건으로 규정했으나 위구르 독립운동단체는 중국 공안이 시위대에 발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이날 정오경 허톈(和田) 시에서 폭도들이 공안 경찰서를 습격해 인질을 붙잡고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공안과 무장경찰이 완강히 저항하는 범인 몇 명을 사살했다”며 “진압 과정에서 범인들 외에 인질 2명과 무장경찰 1명, 보안요원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통신은 상황이 오후 1시 반경 끝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안 당국이 사살한 범인 수를 공개하지 않아 전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안부는 국가대테러팀 관계자들을 현지에 파견해 사건 처리를 지휘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독일에 본부를 둔 위구르 독립운동단체인 ‘세계위구르의회’의 딜사트 락시트 대변인은 AFP통신에 “100여 명의 위구르인이 불법 구금된 가족들의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경찰서로 몰려간 뒤 충돌이 벌어졌으며 공안이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락시트 대변인은 “시위대는 허톈 지역에서의 종교적 제한과 위구르 주민들에 대한 철거에 항의해 중국 경찰에게 위구르인들의 정치적 요구를 존중하라고 요구했으며 시위대에는 여성과 학생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허톈 시내 한 호텔의 직원은 AFP통신과의 통화에서 “한족들은 거의 가지 않는 위구르인 밀집지역에서 충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허톈은 신장자치구 최남단에 위치한 도시로 전체 인구 182만 명(2005년 통계) 가운데 위구르족 비율이 97%로 절대다수다. 위구르족은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으로 일부는 중국에서 독립해 ‘동(東)투르키스탄’이라는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장자치구는 중국 내 소수민족 자치구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다. 총인구 2180만 명 가운데 위구르족은 41.5%를 차지한다.
2009년 7월 신장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한족을 겨냥한 위구르족의 대규모 유혈폭동이 발생한 만큼 이 사건이 기폭제가 돼 대규모 폭동으로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국 집계에 따르면 2년 전 유혈폭동 당시 197명이 숨지고 1700여 명이 부상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동영상=2009년 197명 숨진, 중국 우루무치 유혈 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