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준비부터 위성전송까지30개국 45개 방송사의 손과 발
대회 조직위 박정상 씨 책상은 늘 메모로 가득 차 있다. 요즘 유럽 방송사들의 취재 관련 예약을 많이 받는 박 씨는 시차때문에 밤낮이 바뀌 었다고 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광케이블 설치비, 위성송출 비용은 물론이고 책상, 종이컵, 휴지통 등 물품까지 예약을 받는다. 해당 국가에서 팔고 있는 가격과 한국 구매 비용을 비교해 준다. 물품가격을 담은 책자(Rate Card)를 제작해 각 언론사에 제공하는 일도 하고 있다. 이 책자에 들어간 소품 목록만 300여 개다.
언론사의 특별 요구사항을 챙기는 것도 박 씨 몫이다. 나라별로 문화 차이가 있다 보니 당황스러운 요구도 있다. 프랑스 방송사(FTV)는 프랑스어 또는 영어가 가능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구해 달라고 했다. 아나운서가 흑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흑인 분장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추가 주문도 있었다. 박 씨는 “행여 방송사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여러 번 물어보고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통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
그는 요즘 일이 많아져 야근을 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다음 달 8일 처음 입국하는 핀란드 방송사(YLE)부터 전 세계 언론사들의 주문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박 씨는 “언론사 편의 제공과 조직위의 최대 이익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며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대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박 씨는 경기장 건축 관련 회사를 다니다가 전공을 살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등에서 미디어 운영 관련 일을 했다. 그는 “더 많은 국제대회 경험을 쌓아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고 밝혔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