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여성 심혈관질환 2깶4배 증가깵 호르몬 복용으로 심혈관질환 줄여
나이가 들어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 혈관이 수축되면서 심혈관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한 여성이 가슴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에스트로겐이 부족하면 고혈압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혈관을 이완시키고, 혈관 긴장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이 부족하면 혈압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증상이 눈에 보이지 않는 데다 혈압이 서서히 올라가므로 보통 생활습관 등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지만 근본 원인은 갱년기 증상에 있다.
○폐경기 여성 심혈관 질환 위험 크게 증가
폐경 여성들의 심혈관 질환 위험은 폐경 전 여성에 비해 2∼4배 정도 증가한다. 대개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은 중년 이후 남성에게 발병 빈도가 높은 대표적인 심혈관 질환이다. 보통 남성에 비해 여성의 발병률이 10분의 1 정도다. 하지만 폐경 이후부터 여성의 발병률이 높아져 75세 이상에서는 전체 관상동맥 질환자 가운데 여성이 55.4%에 이르게 된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혈관 질환인 심장 발작(심근경색, 협심증)이나 심부전, 말초동맥 질환 등의 원인이 된다. 심혈관 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치료기간이 길고 완치도 어렵다.
○체중 증가와 유방암 위험 낮은 최신 호르몬요법
지금까지 많은 여성들은 호르몬 요법을 기피했다. 호르몬제를 복용하면 체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체내 수분과 나트륨을 체내에 머물러 있게 하는 수분 저류 현상을 일으킨다.
하지만 최근에는 천연 프로게스테론과 유사한 합성 호르몬인 드로스피레논과 에스트로겐을 병용하는 호르몬 치료 요법이 개발됐다. 드로스피레논은 체내의 수분과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되도록 도와 수분 저류 현상으로 인한 체중 증가를 막아준다.
여성들이 호르몬 치료를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유방암 발병 위험성이다. 2002년 미국 국립보건원 여성건강계획(WHI)에는 호르몬요법이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를 반박하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박형무 대한폐경학회장(중앙대 의대 교수)은 “폐경후 호르몬 요법은 이점이 큰데 잘못된 정보 때문에 치료를 기피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호르몬 요법은 일찍 시작할수록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와 상담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