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최근 다시 연예인의 사회참여가 주목받은 것은 여배우 김여진 씨의 반값 등록금 1인 시위부터다. 그 전에 홍익대 청소용역 노동자 농성장을 방문하는 활동을 할 때만 해도 김 씨는 기성 언론이 소홀히 한 분야에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 시위 이후 한진중공업 파업 사태 등 곳곳에 얼굴을 비치면서 ‘영화나 드라마보다는 뉴스 현장에 더 자주 나타나는 배우’라는 비아냥거림을 받는다.
▷MBC가 “사회적 쟁점에 대해 특정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는 발언이나 행위”를 한 경우 고정출연을 제한하는 새 심의규정을 만들었다. 이 규정에 따라 김 씨의 라디오 고정패널 내정이 취소됐다. 즉각 조국 서울대 교수, 소설가 공지영 이외수 씨가 반발해 MBC 출연 거부를 선언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MBC는 연예인의 사회적 발언 그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그런 발언을 공정성을 지켜야 하는 공영방송에서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연예인뿐 아니라 교수 의사 등에도 해당하니까 연예인을 특별히 차별대우하지도 않았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