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삼성증권 UHNW사업부장 상무
사실 1990년 이후 최근까지 가장 인기 있는 주택유형은 아파트였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그러나 상업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을 함께 갖춘 주상복합아파트로의 진화 등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는 편리성만 강조한 나머지 주거의 ‘질’적인 면에서는 2% 부족한 느낌이 들곤 했다.
최근 자산가들이 단독주택에 ‘러브 콜’을 보내는 이유도 편리성과 투자 측면보다는 더 나은 삶의 질에 대한 갈망 때문이라고 하겠다. 아파트는 편리하지만 자신만의 독립적 공간 혹은 자연과 접할 기회를 가지긴 쉽지 않다. 단독주택은 여유로운 공간에 비해 냉난방, 보안, 관리 등에서 단점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건축설계 및 설비기술 발달과 보안회사, 관리회사의 등장으로 이 같은 단점이 해결되고 있다. 여기에 아파트가 동일 평면으로 생산된 기성품으로 비유된다면 단독주택은 차별화된 설계와 시공을 통한 독창적인 건물형태와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수목을 갖춘 수제품에 비유할 수 있다.
자산가들의 단독주택 하면 넓은 대지면적과 화려한 고급주택을 연상하기 쉽지만 정작 자산가들은 기존 주택에서는 가질 수 없었던 독립 공간과 자연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환경 및 지리적 입지 여건을 단독주택 선택의 최우선 조건으로 꼽는다. 자산가들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 같은 공감대가 형성되다 보니 동일 지역에 자산가들이 모이는 경향이 나타나 또 다른 부촌을 형성하는 추세다. 그러나 자산가들의 단독주택 선호는 전적으로 자기만족과 실제 거주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거나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투자 혹은 투기 열풍이 불지는 않을 듯하다.
이재경 삼성증권 UHNW사업부장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