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들이 한국의 신예 손흥민(19·함부르크)의 골 세례에 넋이 나갔다.
손흥민은 20일 독일 마인츠의 코파세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프리시즌 경기인 리가토탈컵 준결승에서 전반 7분 선제골에 이어 전반 30분 결승골까지 넣는 원맨쇼를 펼쳐 2-1 승리를 주도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개막을 앞두고 치러진 프리시즌 7경기에서 17골을 기록했다.
리가토탈컵은 정규리그에 앞서 분데스리가 4개 팀이 출전해 펼치는 대회로 전후반 각 30분씩만 치러진다. 이날 뮌헨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득점왕 토마스 뮐러와 독일 대표팀 주전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 네덜란드 대표팀 공격수 아르연 로번, 프랑스 대표팀에서 활약한 프랑크 리베리 등 초호화 진용이 나섰다.
손흥민의 활약에 독일 언론은 극찬을 쏟아냈다. 스포츠 전문지 키커는 "손흥민이 탄력 받았다. 손흥민이 바이에른 뮌헨을 쓰러뜨렸다"는 제목을 뽑았다. 스포츠 전문 사이트 스폭스도 "손흥민이 두 골을 넣어 뮌헨에 첫 패배를 안겼다"고 소개했다. 함부르크 지역 신문 모어겐포스트는 "바로 이거다. 놀라운 재능을 지닌 손흥민이 두 골을 넣은 덕에 함부르크가 바이에른 뮌헨을 2-1로 물리쳤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아버지 손웅정 춘천 FC 감독이 유소년 시절부터 족집게 과외를 시켜 지난해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시킨 선수. 손 감독은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처럼 볼이 발에서 떨어지지 않는 기본 기술 연마에 주력해 빅리그 경쟁력을 키웠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경험만 쌓으면 향후 한국 축구를 빛낼 유망주"로 꼽았을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흥민은 리그를 마치고 6월 귀국해 5주간 아버지와 '지옥 훈련'을 하고 돌아갔다. 매일 1000개 이상 슈팅을 날리며 몸무게가 7kg이 빠진 훈련의 결과가 이번 프리시즌에 나온 셈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